민선7기 승진 인사중 30% 차지
주요 보직 진출 적어 낙관 일러
인천시 여성 공무원 승진 비율이 높아지면서 내부 분위기에 작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민선7기에서 승진한 전 직급 공무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30.3%였다.

보통 5급 이상 승진자의 여성 비율이 10%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아진 수치다.

이처럼 여성 승진자가 증가하면서 내부에선 유리 천장이 깨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여성 공무원은 "이번 인사 이후 꾸준히 실력을 키우면 승진은 물론 희망 부서로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성 직원들 사이에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 직원들 사이에선 "동일한 조건에서는 여성이 더 잘 승진하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업무 분위기에도 작은 변화가 감지된다. 문화와 복지, 예산, 인사 등 여성 공무원이 많은 부서는 분위기가 밝고 직원 간 교류가 보다 활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술을 강요하거나 회식 자리가 새벽까지 이어지던 관행이 줄면서 회식을 꺼리는 분위기도 사라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성이 주목받는 데 대한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공무원은 "공직사회에서 리더로서 여성의 역할이 주목받으면서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다음 인사에서 여성 인재가 발탁될 기회가 사라지게 될 것이란 불안감도 있다"고 털어놨다.

유리 천장이 생겨난 근본적 요소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여성 승진 비율을 수치적으로 늘리기만 했을 뿐, 여성이 승진하기 힘든 구조는 그대로라는 얘기다.

김지영 인사과장은 "여성 인재들이 복지나 문화 쪽에 집중돼 있는 반면 승진 기준인 근무 평가에 유리한 주요 보직에는 적은 상황"이라며 "여성이 어느 부서에서든 능력에 따라 평가받고 승진할 수 있도록 평가 체계와 인식을 바꾸고, 핵심 보직에도 여성 인재를 많이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