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크스까지 깨뜨린 스나이퍼 … '金' 정조준
▲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정은혜(29·인천미추홀구청) 선수.사진은 2018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여자 일반부 공기소총 개인전 우승 모습.

결선만 가면 긴장해 탈락해 버리던
부담감 극복하며 물오른 기량 선봬

최근 '한국新' 잇따라 갈아치우기도

메달가능성 높은 만큼 자신감도 커





"금메달 가능성 충분합니다."

양광석 인천미추홀구청 사격팀 감독은 이번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하는 정은혜(29·인천미추홀구청)를 언급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은혜가 최근 잇따라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은혜는 지난달 25일 나주 전남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제36회 전국실업단사격대회' 10m 여자 공기소총 본선에서 632.5점, 결선에서 248.4점(대회신기록)을 기록을 쏴 자신이 6월 제13회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에서 세웠던 한국신기록을 46일 만에 다시 깼을 정도로 경기 감각이 좋다.

특히, 이전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본선(결선 진출자를 가리고자 치르는 일종의 예선 경기)까지 좋은 성적을 내다 메달이 걸린 결선에선 결국 긴장해 탈락하던 징크스를 말끔하게 날려버렸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이 때문에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정은혜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른다.

적지 않은 나이에, 어찌보면 선수로서 현재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정은혜는 인천 부광중학교 재학 당시 사격장에 우연히 들렀다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사격에 입문했다.

이후 강원체고를 졸업한 뒤 2008년 고향으로 돌아와 미추홀구청(당시 남구청)에 입단했다.

하지만 1년 뒤 개인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뒀다. 사격을 떠나있던 몇 년 동안 개인사업을 하면서 많은 고생을 했고, 그 때마다 사격이 사무치게 그립던 정은혜는 고민 끝에 복귀를 결심한 뒤 양 감독의 도움으로 2013년 다시 미추홀구청 소속 선수로 총을 잡는다.

이 해 그는 전국체전 첫 메달(동메달)을 목에 건다. 고등학생으로 출전했던 2007년 이후 6년만에 맛본 귀한 메달이다.

이후 양 감독의 지휘 아래 기량을 더욱 갈고닦아 2016년 제97회 대회 공기소총에서 첫 전국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다.

이 때부터 정은혜는 각종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존재감을 만천하에 알린다.

2017년 제12회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 여자일반부 공기소총 금메달에 이어 올해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여자일반부 공기소총 단체전 및 개인전 금메달과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 개인전 금메달까지 파죽지세로 금 사냥을 이어갔다.

이런 기세를 몰아 대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12일 인도네시아로 떠난 정은혜에겐 아시안게임 공기소총 10m 종목에서의 메달은 당연한 목표다.

양 감독은 "은혜가 본선에서 너무 잘하다 결선에서 무너지는 징크스를 완벽하게 극복했다. 이제는 결선이 주는 긴장감을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당연히 자신감도 크다. 평소대로 담담하게 경기를 한다면 받드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은혜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정미(인천미추홀구청) 코치 역시 대표팀 코치로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김 코치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