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인천시 첫 여성 인사과장

 

여성 중용 … 남성 중시 관행 타파

학연·지연 얽매임 없는 인사 다짐

"여성 인재는 과감하게 중용하고, 학연과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공정·투명한 인사를 해나가겠습니다. "

인천시 최초로 첫 여성 인사과장으로 발탁된 김지영(53) 시 인사과장은 12일 이렇게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남성들이 주로 맡아왔던 인사 보직에 그는 여성 간부로 파격 발탁됐다.

그는 인사 철학으로 '적재적소(適材適所)'가 아닌 '적소적재(適所適材)'를 강조했다.

김 과장은 "자리가 없어도 특정인을 위해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곳에 그에 적합한 인재를 발탁하라는 박남춘 인천시장의 인사철학을 앞으로 실현해나가겠다"며 "그동안 총무나 기획, 감사 등의 보직은 남성이 주로 맡았지만 그 관행을 깨고, 능력과 자질을 기준으로 삼는 새 인사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1986년 인천 남동구 간석3동 주민센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시 인사과와 서부여성회관장 등을 거쳐 30여 년 동안 큰 활약을 해왔다.

월등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겸손한 그는 자신이 인사과장으로 발탁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 과장은 "지난 6월 말쯤 인사과장 후보자에 포함됐다는 내용의 신문을 본 지인이 연락을 해와 처음 알게 됐고, 발령 받기 전날 최종 통보를 받았다"며 "많은 동료와 후배들로부터 격려와 축하 인사를 받으면서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부담감도 있지만 누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했다.

앞으로도 김 과장을 계기로 역량 있는 여성 공무원들이 주요 보직에 다수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3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여성 공무원 비율은 10%였지만 오늘날에는 60%까지 늘었다. 5급 행정 고시의 여성 합격자 비율도 남성보다 더 높다고 그는 설명했다.

끝으로 김 과장은 동료의 한 연락을 마음 속에 새기면서 일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김 과장은 "한 여성 공무원으로부터 축하 전화를 받았는데 얼굴마담을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들어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오히려 약이 됐다"며 "그 말이 반드시 틀리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인사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