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기술 완벽 터득 … '금빛 드라이브' 시동

▲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전지희(왼쪽) 선수와 이상수 선수. /연합뉴스

2011년 김형석 감독 권유로 귀화해
선수들 연습 파트너 하며 기량 쌓아

양국 장점 흡수 독자적 스타일 구축

2002 부산AG 이후 혼합서 金 기대





전지희(26·포스코에너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탁구 여자단식과 혼합복식에 출전한다.
전지희의 혼합복식 파트너는 이상수(28·국군체육부대)다.

둘은 8월 초 호주오픈 결승에서 국가대표 동료이자 역시 이번 아시안게임 혼합복식에 함께 출전하는 임종훈-양하은 조를 제치고 혼합복식 우승을 차지해 이번 대회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 때문에 전지희-이상수 조는 이번 대회 탁구 종목에서 가장 금메달에 근접한 조합이란 평가를 받는다.

사실, 한국 탁구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남녀 복식에서 2개의 금메달을 사냥한 이후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까지 3회 연속 금메달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전지희를 비롯한 우리 탁구 대표팀은 16년 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금맥을 캐겠다는 포부가 크다.

특히, 중국 출신의 귀화 선수인 전지희로서는 이번 대회 금메달 도전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7살 때 탁구를 시작한 전지희는 중국 청소년국가대표를 지낼 정도로 인정을 받았지만, 워낙 선수층이 두터운 중국 탁구 실정 때문에 성인 국가대표 발탁이 쉽지 않았다.

이 때 한국 지도자의 권유로 2008년 한국으로 건너왔고, 2011년 귀화했다.

전지희에게 한국행을 권유한 지도자는 현재 그가 속해 있는 포스코에너지 탁구단의 김형석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11년 포스코 탁구단 창단을 앞두고 간판으로 활약할 선수를 물색하던 중 전지희를 소개받았다.

중국에 날아가 확인한 결과 기대에 못미쳐 단념했지만, 전지희가 적극적으로 한국행을 원해 다시 한 번 테스트 기회를 줬다.

전지희는 수년 동안 중국리그를 뛰면서 틈틈이 한국에 와 우리나라 선수들의 연습파트너 노릇을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인고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를 누비고 싶다'는 간절한 의지를 김 감독에게 보여줬다. 한국어 실력 등 귀화에 필요한 절차도 차근차근 밟아나갔다.

김 감독은 결국 전지희를 2011년 포스코 탁구팀 창단 멤버에 포함시켰다.

김 감독의 지휘 아래 기량을 연마해 온 전지희는 귀화 이후 첫 출전한 아시안게임인 2014 인천 대회에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최근까지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및 유니버시아드대회 등에서 수차례 정상에 서며 우리나라 여자탁구의 기둥으로 우뚝섰다.

전지희는 귀화 초 중국에서 배운 탁구와 한국 탁구의 스타일이 달라 잠시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쳤다.

하지만 피나는 훈련 끝에 오히려 양국 탁구의 장점을 흡수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정립시켰고, 이제는 세계 탁구계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김형석 감독은 "전지희가 2014년 인천 대회 당시엔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중국과 한국 탁구의 차이와 장·단점을 완벽하게 이해하면서 양쪽의 장점을 살린 자신만의 독자적인 탁구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전지희는 이제 세계 탁구 흐름을 주도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나아가 이번 아시안게임은 물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는 우리나라 탁구계의 희망"이라고 치켜세웠다.

아울러 "실수만하지 않으면 금메달을 딸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고 본다. 이 때문에 전지희가 대회 기간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데 역점을 두고 조언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