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국무총리는 30일 『아시아의 문제를 아시아의 손으로 먼저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통화기금의 창설문제에 대해 아시아 국가들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의 필요성을 다시 거론했다.

 김총리는 이날 일본 규슈(九州)대학에서 명예법학박사 학위를 받은뒤 「한^일 관계의 어제와 내일」이란 제목의 특강을 통해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히고 『아시아 국가들의 여건상 이 문제는 현실적으로 일본이 앞장서서 발의하고 이끌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일본이 아시아의 리더로서 지역내 협력강화를 위해 재원을 부담해 가면서 앞장선다면 우리도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총리는 『아시아통화기금이 창설돼 역내 위기에 대처하고 이를 해결한다면 많은 이익이 일본으로 돌아가고 이로인해 일본경제가 풍성해 지면 그 파급효과는 아시아 주변국가와 세계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일본은 이제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총리는 이와함께 『2002년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잘 치러내면 세계에 국가간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될 것』이라며 월드컵 성공을 위한 양국간 협력강화를 촉구했다.

 이어 김총리는 『한^일간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문제는 20세기안에 풀어버리고 21세기를 새롭게 열어갈 수 있도록 일본국의 원수인 천황이 2000년까지는 한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아울러 『새로운 한^일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두나라 국민이 우호의 토양을 굳게 해 나가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한국민들도 새로운 일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하고 일본인들도 한국민의 맺힌 한을 자극하는 언동이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

 김총리는 지난 65년의 한^일국교정상화에 대해 『양국 국교정상화는 양국의 관계 발전은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면서 『당시 일본의 외환보유고가 10여억 달러에 불과했던 처지에 한국에 8억 달러의 경제협력자금을 제공키로 결단을 내린 일본 조야 지도자에게 아직도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