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녹아있는 춤사위

 드라마가 녹아있는 춤무대로 인천무용계 집중을 받고 있는 홍선미씨가 두편의 작품을 만들어 가을 정기공연에서 선보인다.
 자신이 출연, 독무로 끌어가는 한 무대와 홍선미현대무용단이 펼치는 또 한 무대다. 9월의 첫날인 주말저녁 오후 7시 인천종합문예회관 소공연장.
 “이번 작품 역시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관객들이 무용수의 춤을 따라가다 보면 몸짓언어를 그대로 느끼고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만들어봤습니다.” 홍선미씨의 작품설명이다.
 그녀가 독무로 올리는 춤 제목은 `탈""이다. 탈의 이미지를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소개한다.
 전반부는 슬프고 순결한 이미지가 담겨있는 탈을 쓰고 춤을 풀어낸다. 이어 붉은색 탈로 바꿔쓰고 광대의 인생을 담아낸다. 무대 위 한편에서는 쳄발로 주자가 직접 연주를 한다. 즉 무용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풀어가는 독특한 무대다.
 “안무를 하면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내기 위해선 내가 춤을 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흥적인 요소가 많은 작품이에요.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는데도 아직 완성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향후 시리즈로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인다. 한국무용수와 2인무로 구성, 한국적인 탈을 결합시킨다든가 다른 춤을 더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것. 이번 공연은 실험무대인 셈이다.
 두번째 작품은 `귀신놀이 <&24894>"". 지난해 인천종합문예회관 야외공연장에 올린 `귀신놀이<&24893>""을 극장공연으로 다시 만들었다. 처녀귀신 도깨비 미이라 강시 등 네명의 귀신이 등장한다. 처녀귀신이 생일을 맞아 파티 초대장을 보낸다. 우체부 귀신이 이를 발송, 관이 열리면서 세명의 귀신들이 파티에 가는데….
 “으시시한 분위기로 무대를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동작에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꾸몄습니다. 귀신마다 자료를 찾은 뒤 특징을 잡아내기 위한 이론수업에 단원들이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요.” 오래 전부터 구상해오던 작품이라서 안무작업은 오히려 순조로웠다고 덧붙인다.
 이번 공연은 `Nu 홍선미현대무용단""으로 팀이름을 바꾸고 올린 첫무대라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가 있다. “불어 접두어 `Nu(누)""가 순수한, 치장하지 않은 이라는 뜻을 지녔지요. 무대에 서는 것에만 온통 몰두하는 단원들의 순수함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름이에요.” 개인적으로는 홍선미라는 이름마저 떼어내고 싶다고 단장이 말한다.
 무대연출은 무대의상·무대미술을 전공한 김신년씨가 맡았다. ☎873-6888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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