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또 하나의 소래다리가 등장할 것 같다. 내년도 인천시가 추진할 31건 도로사업에 소래선과 소래대교 건설이 포함되어 있다. 그동안 계획일뿐 지연되어 오더니 곧 공사가 시작되는가 보다. 인천시는 길이 4천m 폭 35m의 소래선 개설에 1백26억원 길이 650m 폭 35m의 소래대교에 50억원을 투입하리라 한다.

 소래다리가 가설될 위치는 인천시 논현동과 시흥시 월곶동 사이의 갯골이다. 이곳의 지형은 일종의 협만입구여서 예전엔 이리로 해서 서창동과 만수동 그리고 시흥시 포동까지 바닷물이 드나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가 농경지화되고 폐염전이 되어 겨우 다리밑 소래포구에 배가 닿는 정도이다.

 그런데도 바로 지척지간의 양안을 오고 가기가 꽤나 불편하다. 최근 월곶지구의 개발과 배후인 안산과 시화지구 공업단지로 인해 왕래가 빈번한 교통의 요충이 되었는데도 도로나 교량개설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있기는 하나 그것은 양안에서 이용이 전혀 불가능하고 폐선된 수인선 철교를 통해 겨우 보행이 가능할 뿐이다.

 그러나 새로 대교가 건설되면 그것은 요긴한 존재가 될 것이 틀림없다. 새로 탄생할 송도신도시는 물론 남동공단의 출입이 원활해지고 서해안고속의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꾀할 수 있다. 도대체 당초에 거대한 남동공단을 조성하면서 별도의 진입로 없이 인천시가의 도심을 통과토록 한 발상을 무모했다고 할밖에 없다.

 사실 현재의 소래다리는 인천시민의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다. 6·25때 피란길의 많은 시민에게 시련을 안겨주었고 여름철이면 망둥이 낚시꾼들을 건내주던 길목이었다. 어선출입이 가능하도록 높이 가설되느라 현기증으로 장정들도 엉금엉금 기어 다녔었다. 그런가 하면 인근 농촌의 아낙들 인천 나들이 길이기도 했다. 그래서 인천시민들은 소래교에 남다른 애착을 느낀다.

 92년 11월의 어느날 본보에는 그해 연말 착공 94년에 소래대교를 완공한다고 되어 있었는데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야 말로 실언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