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북부 흰코뿔소의 죽음 <840회>
[신용석의 지구촌] 북부 흰코뿔소의 죽음 <840회>
  • 인천일보
  • 승인 20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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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야생동물 보호가들과 세계야생동물재단에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코뿔소들을 보호하자는 뜻으로 매년 9월9일을 '세계 코뿔소의 날'로 지정했다. 아프리카의 코뿔소 주요 서식지역에 전쟁과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코뿔소의 뿔이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미신이 횡행하고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밀매가 성행하면서 코뿔소 개체는 급감했다. 2006년에는 서부 검은 코뿔소가 멸종함으로써 현재 지구상에 남아 있는 코뿔소는 단 5종뿐이다. ▶금년은 WWF뿐 아니라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개인이나 단체들에게 충격적인 해다. 전세계에 단 한 마리 남았던 북부 흰코뿔소 수컷 '수단'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수단은 45세의 고령으로 건강상태가 극도로 악화되어 안락사에 처해졌는데, 앞으로 그의 딸 '나진'과 손녀 '파투'를 통한 인공수정이 실패하면 북부 흰코뿔소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1996년 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전쟁이 터지기 직전까지 가람바 국립공원에는 31마리의 북부 흰코뿔소가 서식하고 있었다. 무장군인들이 국립공원에 난입하면서 공원에 살고 있던 코끼리의 절반 이상과 2/3에 달하는 물소, 그리고 3/4의 하마가 3개월 만에 사라졌고 코뿔소는 거의 전멸했다. 코뿔소 밀거래가 성행하면서 군인과 밀엽꾼들의 표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이로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야생동물보호전문가인 케스 힐맨-스미스씨는 저서 '가람바 국립공원의 전쟁과 평화'에서 지속되는 무력충돌이 지역 내 야생동물 개체수를 격감시키고 멸종시키기까지 한다고 개탄한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로버트 프랭글 생태학 교수는 무력분쟁이 야생동물이나 멸종위기동물 보호에 도움을 주는 측면도 있다면서 한반도의 휴전선을 예로 들고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끝난 후 선정된 비무장지대에는 두루미를 비롯 멸종위기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전쟁이 끝난 후 긍정적인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만이 야생동물 개체수를 격감시키고 희귀종들을 멸종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예일대학 조수아 다스킨 교수는 주장한다. 1946년도부터 2010년 사이 야생동물 개체 수에 영향을 준 여건들을 조사한 결과 가뭄, 보호구역주변 인구밀도, 보호구역이나 야생동물공원을 가진 나라의 부패도에 따라 보호효율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생계를 위한 밀엽이 멸종위기동물 최대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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