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행 인천항만공사 운영부문 부사장
신규 원양항로 개설 등 다양성 확보 숙제

관계 기관 일일이 방문 포트 세일즈 주력

"세일즈맨의 겸손한 자세로 인천항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이정행 인천항만공사(IPA) 운영 부문 부사장은 30일 "올해 인천항 전체 컨테이너 항로를 50개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라며 "항로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물동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인천항 컨테이너 항로 수는 49개다. 인천항은 지난해 개항 이래 처음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300만TEU 이상을 달성했지만, 여전히 신규 원양항로 개설 등 항로 다양성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이어 "인천항의 올해 물동량 목표치는 330만TEU인데, 미중 무역 전쟁 등으로 목표 달성이 쉽진 않을 것 같다"면서도 "올해 물동량은 지난해 실적보다는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부사장은 현대로지스틱스 사업개발실 상무와 현대상선 항만물류 부문 상무를 거쳐 미국 롱비치항만청 한국대표를 역임하는 등 30여년간 해운·물류 업계에 종사한 전문가다.

올해 4월 그가 취임했을 때 인천 항만업계에서 이 부사장의 활약에 기대감을 가졌던 이유다.

이 부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미주 현지에서 물동량 유치 마케팅도 펼쳤다.

이 부사장은 "과거엔 고객 입장에서 항만 관리 주체를 만나기도 하고, 화물 유치를 위해 선사를 만나기도 했다"며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다. 물동량 유치의 직접적 수혜자는 아니지만 항만 관리 주체로서 인천항의 물동량을 늘리는 포트 세일즈(port sales)를 하게 돼 감회가 새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이번 포트 세일즈에선 현지 업·단체를 한자리에 모아 놓고 하는 일방적 전달식 마케팅에서 벗어나, 화주·포워더·선사·물류업체·항만당국 등 20곳을 하나하나 찾아가 인천항의 경쟁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미주 현지에서 인천항에 대한 냉엄한 평가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부사장은 "어느 곳에선 인천항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인천항이 연간 컨테이너 300만TEU 이상을 처리한다고 설명하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인천항이 세계 상위 40위권 항만으로 성장한 것은 분명 대단한 업적이지만 아직 인천항의 글로벌 인지도가 낮다는 점은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 세계 화주와 선사들이 보는 출판물 등에 인천항 관련 영문 기사를 내보내려고 한다"며 "이 역시 인천항의 인지도를 높여 물동량 유치로 이어질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또 글로벌 물류기업과 이커머스(전자상거래)업체를 인천항 배후단지에 유치해 수출 물량을 늘리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자신이 느꼈던 IPA의 장점도 소개했다.

그는 "IPA 직원들의 열의는 놀라울 정도로 높다"며 "조직 문화도 굉장히 좋다.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직원마다 목표를 향한 의지가 굉장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저의 장점은 민간 회사에서 오래 근무해 자유분방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IPA의 공공성과 잘 융합해 앞으로 인천항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세일즈맨 마인드를 갖고 인천항 고객 또는 잠재 고객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