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참된 자아형성 가르쳐야


 비평준화 제도는 학생들의 소질, 적성, 창의성보다는 한 단계라도 더 높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성적에 대한 지나친 부담감과 교과서 이외에는 다른 책은 볼 엄두도 못내는 중학교 교육의 파행 운영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학생들의 성적 향상과 관련해 효율성이 있는 제도도 아니다.
 고교입시 평준화 이후 교육개발원이 수차례에 걸쳐 조사한 바에 의하면 평준화가 학생들의 성적을 결코 떨어뜨리지 않았으며 이번에 경기도 지역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도 상·중·하층의 모든 학생들이 10점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학생수 대비 명문대 진학자수 등에 있어서도 평준화 지역인 수원이 안양, 군포, 의왕, 과천 지역을 합친 것보다 많다.
 학생의 학교 선택권에 있어서도 평준화 제도가 더 이를 보장한다.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상위 5%의 학생만 실질적 선택권이 있을 뿐 다른 학생들은 진학희망 학생의 성적과 관련해 담임교사가 추천·권유하는 학교로 대부분 진학한다.
 평준화 지역이나 비평준화 지역 인문계 고등학교 모두 다른 학교와 구별되는 특별한 교육과정과 교육방법, 교육목표를 갖고 있는 학교는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의 학교 선택은 이미 서열화돼 있는 기존의 기준에 따라 이뤄질 뿐이다. 그러므로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논리는 지나친 억측이요, 허상이다.
 수월성 교육의 문제는 학교와 학생을 서열화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평준화 제도로 인해 해당 방면의 특수한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과 적성과 특기를 사장시킨 채 붕어빵 교육으로 인해 국가 경쟁력 및 인재양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논리는 매우 위험천만한 발상이다.
 평준화 교육은 영재교육을 부정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더욱 경쟁력 있는 평준화 제도의 정착을 위해 반드시 수월성 교육은 병행 발전되어야 한다.
 그러나 영재가 아닌 대다수 학생들에게는 보통 교육과정의 정상적인 운영으로 그들 나름대로의 꿈과 사랑을 이뤄갈 수 있는 자양분과 지혜를 가르치는 참된 교육으로 거듭나야 한다.
 수월성 교육 및 국가 경쟁력 제고는 지금보다는 체계적이고 일관된 영재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아울러 특별한 분야(예를 들면 만화, 영상, 컴퓨터 등)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위한 교육과정도 신설하고 진정한 의미의 우수아 교육, 일반학생의 보통교육, 영재교육 과정이 병행 발전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운영이 필요하다.
 교육은 인간이 갖고 있는 다양한 잠재능력을 계발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속에서 자아를 실현하고 교학상장하는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기에 고교평준화는 단순한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상의 문제이며 이 땅의 참된 교육을 여는 매우 소중한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강은구·성남 서현중 교사〉


해 대학 진학을 위한 징검다리로써의 파행적 운영을 극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