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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레임을 거부한다' 집회 참여자들이 '불법촬영'을 거부한다는 의미로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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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남성 중심의 '프레임을 거부한다'는 경기 지역 여성들의 일명 '탈코르셋' 행사가 열렸다. 탈(脫)코르셋은 '여성의 몸을 옥죄는 코르셋을 벗어던진다'는 뜻으로, 남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꾸미지 말 것을 주장하는 사회적 운동을 의미한다.


 경기여성단체연합은 지난 20일 오후 4시 나혜석 거리에서 2018 경기양성평등주간 기념 부대행사 '프레임을 거부한다' 집회를 열었다. 광명여성의전화와 고양파주민우회, 수원여성회 등 16개 단체 활동가와 일반 시민 등 100명이 참여해, 자유 발언을 하고 '불법촬영' 대담 등 행사를 이어갔다.


 자유 발언에서는 여성의 권리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제시됐다. 이정아 군포여성민우회 활동가는 '낙태죄'에 대해 논했다. 그는 "현재 우리 사회는 낙태를 정치적으로 규정하고 '비정상'에 해당될 경우 지울 수 있게 하고 있다"며 "뭐든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쉬운 것은 기준치를 정해 막는 것이다. 성찰과 고찰, 그리고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또 '불법촬영' 범죄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남슬아 안양여성의전화 활동가는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성범죄에 노출되면 상식적인 대응을 하기 쉽지 않다"며 "얼마 전 불법촬영을 목격한 후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나 '혹시나 무고한 사람을 잡는 건 아닌가'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더라"며 자기 경험을 털어놨다.


 이어 경기남부청 허지선 경사와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활동가 승진이 참여한 '불법촬영'에 관한 대담이 열렸다.


 승진 활동가는 "현재 국내 불법촬영물 시장은 온라인 미디어 플랫폼 활성화와 함께 거대한 산업 구조로 자리잡았다"며 "성범죄로 만들어진 영상들은 최소 5000원 단위로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여전히 '사이버성폭력'은 법적으로 제대로 규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의 미진한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다.


 허 경사는 "각 지역청에서 사이버성폭력 담당 팀을 설치해, 피해자 지원과 보호, 사후 규제를 위해 애쓰고 있다"며 "특히 경기남부청은 '빨간원프로젝트' 등 불법촬영을 경계하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런 활동으로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한 수원 지역 고등학생 이모(17·여)양은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우리 사회의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안일하게 넘어갈 수 있는 행위들을 '범죄'라고 인식시킬 수 있는 '페미니즘' 행사가 더 많이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