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중국인' 우즈베크 인구 급증
산단 있는 부평·남동·서구 집중화
이민 목적 1위 '취업' … 유학생 늘어
인천이 세계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인천이 광역시로 승격한지 36년이 지난 지금 인천은 외국인 인구 6만명을 보유한 세계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각종 산업단지가 밀집해 일하러 온 외국인들이 많았고, 거주와 가족 형성을 위해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최근 외국인 유학생들은 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가 지난 5월 작성한 '2017 주민등록인구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에 사는 외국인 등록 인구는 6만2596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 301만1138명의 2.08%이다. 이 수치는 최초로 외국인 인구를 국적별로 기록한 1997년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 출신 가장 많아 … 우즈벡 인구 급증

여러 나라 가운데 중국 출신이 전체 외국인 중 절반을 차지했다. 중국 출신은 전체의 42.2%(2만6446명)이고, 베트남(10.9%)과 우즈베키스탄(4.6%)이 각각 2, 3위다.

중국 출신이 제일 많은 건 10~20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주목할 점은 우즈벡 인구의 증가다. 2007년 기준 우즈벡 인구는 761명으로 작년(2850명)과 비교했을 때 4배 가까이 늘 정도로 급증했다.

우즈벡 인구가 급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이미지가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정영태 인하대학교 이민다문화과 교수는 "올해 초 우즈벡을 갔을 때 한국어 교육시설이 많고, 대학마다 한국어과도 생겨나고 있었다"며 "고려인들이 소련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했을 때 우즈베키스탄에 선진 농사법을 전해준 점과 한류열풍, 전자기기 발전 등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진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단지 많은 지역에 밀집

지역별로 보면 외국인은 산단이 위치한 지역에 집중된 특성을 보였다. 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 등의 외국인들은 일자리가 풍부한 부평구(19.52%), 남동구(19.46%), 서구(19.04%)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었다. 인천에 사는 외국인 10명 중 6명이 3개 구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이들 지역은 10년 전에도 상위권이었다.

특이한 점은 연수구로 향하는 외국인의 발길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연수구는 2007년 7위였지만 작년 4위로 깡충 뛰었다. 송도 국제도시 발전으로 순수 외국인 유입이 늘고,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 모여든 게 그 배경이다. 경제자유구역청과 지식산업센터 등 전문 지식·기술이 필요한 산업단지와 국제 교류 기관들이 집적해 회화지도와 특정활동 등 전문 인력과 기업 투자자가 몰려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하대와 청운대 등 대학교가 밀집한 남구엔 유학생들이 많았다. 작년 기준 유학생 총 2364명 중 절반가량인 1247명이 남구에 몰렸다.

▲결혼이민자 정체 … 유학생은 대폭 늘어나

외국인들은 근로 목적으로 인천에 온 경우가 많았다. 작년 기준 단순 기능 인력인 비전문취업(23%)이 1위, 방문이나 취업을 위해 온 외국 국적 동포를 뜻하는 방문취업(16.5%)은 2위로 조사됐다. 거주와 가족형성이 목적인 영주(15.6%)·결혼이민(12.4%)은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결혼이민 비율은 해마다 줄어드는 반면 유학생은 대폭 늘어나고 있다. 결혼이민자는 2007~2014년 3위였으나 2015년(12.7%)부터 비율이 줄어 영주(13.4%)에 밀려나면서 지금까지도 4위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유학생 비율은 2007년 1.9%에서 작년 3.8%로 2배 증가했다.

정 교수는 "결혼적령기 인구 자체가 줄고, 2000년대 이미 농촌 거주 한국인들이 외국인들과 많이 결혼해 수요가 적다 보니 결혼이민율은 정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결혼이민자는 꾸준히 늘겠지만 증가폭은 줄고, 유학생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예린 기자 yerinwriter@incheonilbo.com




▲ 작년 4월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외국인주민 시정모니터링단 발대식 모습. /사진제공=인천시

▲외국인 정책에 빠질 수 없는 '주민 목소리' 담기 … 시정모니터링단 운영

글로벌 도시로 도약하고 있는 만큼 인천시는 외국인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데 힘 쓰고 있다. 시는 '외국인주민 시정모니터링단'을 올해로 2년째 운영하면서 외국인 주민의 안정적인 생활 정착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시는 작년 3월 외국인 근로자부터 유학생·결혼 이민자 등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된 외국인 주민모니터링단을 발족했다.

27명으로 구성된 외국인 모니터링단은 시가 외국인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국적도 몽골부터 베트남·중국·카자흐스탄 등 다양하다. 연령대도 20대부터 40대까지 포함돼 있다.

모니터링단원들은 인천에서 생활하면서 외국인 주민 입장에서 느낀 다양한 생각이나 불편 사항 등을 이메일이나 전화·팩스 등을 활용해 시에 제안한다.

정기적으로는 분기별로 1회씩 간담회도 갖는다. 올해만 2차례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 등에서 회의를 열기도 했다.

시는 이러한 간담회를 통해 외국인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도 개발하는 한편 낯선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서 군·구별로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이 다른 것도 외국인 주민들에게 자세하게 안내한다. 또 결혼이민자 여성을 위한 직업 프로그램 등을 담당 기관에 안내하거나 연결하는 역할도 한다.

모니터링단원들은 시정발전 아이디어도 제공하면서 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행사도 참여 중이다. 올해 5월20일 세계인의 날 행사에서 모니터링단원들은 통역 등의 봉사 활동도 도맡아 수행했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반영할 수 있는 건의사항은 최대한 시정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외국인 업무를 담당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알 수 있어 외국인 주민 관련 정책을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