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성 고려해수탕 대표, 아버지 가업 이어 10년째 목욕업
지역 봉사단체 활동·목욕쿠폰 후원 등 사회 공헌에도 열심
"운명처럼 목욕업을 하게 됐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삶 자체였던 해수탕을 운영한 지 벌써 10년이 됐네요."

인천 중구 고려해수탕 김영성(44) 대표는 10년 전 해수탕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가업을 물려받게 됐다.

김 대표는 4일 "그 당시 목욕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컴퓨터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다"며 "아버지 일을 물려받을 것이란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지병으로 돌아가시면서 해수탕을 이어받게 됐다"고 회상했다.

회사에서 내근만 해왔던 김 대표는 해수탕에선 손님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생소한 일을 하다 보니 지치는 게 일상이 됐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 목욕업을 많이 파악하게 됐고 그러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이제는 일상에서 '내가 하는 일이 가업'이라고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김 대표는 동네에서 '훌륭한 젊은이'로 통한다. 적극적인 봉사 활동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 활동이 귀감이 된 것이다.

해수탕을 운영하면서 지역 봉사단체에 가입해 인근 연안·역무선부두에서 쓰레기 수거, 화단에 꽃 심기 등 동네 가꾸기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홀몸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이 해수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나눔 활동도 전개해왔다.

과거엔 노인정과 부녀회를 찾아다니며 무료 이용 대상자를 추천받았는데, 3년 전부터는 해마다 동 주민센터에 목욕 쿠폰 120장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후원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런 사회 공헌 활동을 인정받아 중구청으로부터 표창장을,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에선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제가 다른 지역에서 온 외지인이기 때문에 목욕업을 하면서 지역을 위해 봉사와 나눔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봉사를 시작한 계기를 털어놨다.

이어 "저희 해수탕에선 지하 200미터에서 암반 해수를 뽑아 올린 뒤 가열해 목욕물로 제공하고 있다"며 "관절 등 몸이 불편했던 손님이 해수탕을 통해 건강을 되찾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남으로서 아버지 일을 물려받아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목욕업이 운명이자 가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해 할 수 있을 때까지 해수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사진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