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진 사회부 기자
웃음소리로 가득 차야 할 인천 월미도가 최근 비명소리로 넘쳐났다. 나들이객 발길이 이어지던 지난달 말, 월미도 내 놀이기구에서 안전사고가 일어났다. 1주일 사이 2건, 그것도 정기점검을 받은 다음 날 사고가 발생했다.
잦은 안전사고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어쩌면 이 사고는 예견된 일인지도 모른다. 이미 유사한 사고가 작년에 발생했지만, 사고 수습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별다른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채 스쳐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월미테마파크 놀이기구인 '크레이지 크라운'에서 추락 사고가 일어나면서 놀이기구에 타고 있던 20대 남녀가 다쳤다.

조사 결과 놀이기구 본체와 다리를 잇는 볼트가 피로 누적 상태에서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돼 사고가 났다. 문제가 된 부속품 권고 교체 주기는 5년이었지만, 놀이기구가 설치된 2009년 이후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라도 주요 부속품 교체 주기를 권고가 아닌 의무 사항으로 설정하는 등의 대책을 세웠더라면 적어도 최근 일어난 사건은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고를 일으킨 시설들은 정기적으로 연 1~2회 검사를 실시했고, 매일 안전 점검도 받았다. 그런데도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연이어 사고가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정기 검사 횟수를 늘리는 한편 안전성 검사를 세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10년 이상된 놀이시설은 정기검사를 연 2회, 10년 미만은 연 1회만 받으면 된다. 그동안 연 1~2회에 그치던 정기 검사 횟수를 최소한 분기별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하지만 검사를 통해 부품 등 승용물 체결부에 대해 적합 또는 부적합만 구별할 뿐 교체 주기나 교체 여부에 대한 확인은 이뤄지고 있지 않다. 앞으로 관련법 개정 등을 통해 주요 부품에 한해서만이라도 교체 주기를 의무화해 제작사나 운영사의 자율성에만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사고가 수차례 일어나자 중구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지자체뿐만 아니라 놀이시설 운영자 등도 시민들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때다. 그래야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