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신입' 의용소방대원 신선재씨, 인천항 선박화재 매일 진화 지원 참여
"봉사는 자기만족인 것 같아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행복하니까 계속하게 됩니다."

인천에 있는 한 의용소방대에서 근무하는 대원은 의용소방대장으로 7년 6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다시 들어온 '늦깎이 신입'이다. 이처럼 대장의 자리를 내려놓고도 멈추지 않고 20년째 봉사를 하고 있는 신입의 열정이 주변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중부소방서 중앙여성의용소방대 신선재(48) 대원이다.

지난 1998년 봉사의 첫 발을 뗀 신씨는 새마을 부녀 활동에서 만난 봉사자의 추천으로 2002년에 의용소방대원 생활을 시작했다. 의용소방대는 주민으로 구성돼 화재 발생 시 소방 대원을 도와주는 역할을 주로 한다.

"그분이 곧 퇴직할 때가 됐는데, 같이 일했던 봉사자 중 제가 가장 열심히 한다고 좋아하셨어요."

신씨는 봉사를 할 때면 꾀부리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 그렇기에 새마을 부녀 활동, 적십자 급식 봉사, 의용소방대원 등 3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엔 체력적으로 힘든 일이었다.

"아쉽지만, 의용소방대를 위해 다른 봉사는 그만둬야 했어요. 다른 활동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당시엔 소방대원을 돕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최근에 발생한 인천항 선박화재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참여했다. 불을 끄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소방대원처럼 현장에서 뛸 순 없지만, 소방대원이 힘들어할 때 편히 쉴 수 있도록 물과 휴식 공간을 제공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뿐만 아니다. 신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언제나 두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 언제 어디에서 무슨 일이 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혹여 큰 화재라도 난다면 잽싸게 전화기를 들어 가까운 동료에게 연락부터 한다.

이런 신씨의 노력이 인정받은 것일까. 신씨는 의용소방대 봉사 활동을 하며 2007년에 시장상을 받았다. 소방의 날을 맞아 중부소방서에서 소방 행정발전에 기여한 대원으로 강력 추천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2011~2012년에도 각각 소방방재청장상을 받았다. 의용소방대장 시절 여성대원들과 함께 집에 있는 생강·계피·대추 등을 모아 차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봉사활동 기획 공로를 인정받았다. 여기에 2014년 아시안 게임의 성공 개최를 도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다면 봉사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최근에는 의용소방대장 시절 만든, 1년에 한 번씩 마을 어르신께 대접하는 '삼계탕 잔치'를 열 계획으로 마음이 떨린다고 전했다.

"봉사는 다른 것도 아닌 그저 자기만족이에요. 내가 이렇게 봉사를 한다면, 혹여 내 부모나 가족이 안 좋은 상황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열심히 봉사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이 세상에 있을까요?"

/글·사진 임태환 수습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