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복지정책 '선택적 →보편적' 선회
'일하는 청년시리즈' 수정될 듯
기본소득 '청년배당' 적용키로
노인 빈곤 증가따른 대책 필요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복지정책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에서 출발한 '보편적 복지'가 핵심이다.
이 당선인은 평소 "복지란 '세금 내는 국민의 권리'이자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의무'다. 따라서 복지사업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못하는 게 무능"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내세운 보편적 복지의 대표 정책은 성남시장 시절 추진했던 3대 무상복지(청년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이다.
이에 따라 '선택적 복지'에 집중된 경기도 복지정책의 기조는 '보편적 복지'로 선회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일하는 청년시리즈' 사업의 방향은 수정된다.

▲경기도의 선택적 복지
경기도가 추진중인 대표적인 복지정책 중 하나인 '일하는 청년시리즈'는 선택적 복지에 기반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근무 중인 청년들에게 일정 금액을 지원 이를 통해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일하는'에 초점을 맞춘 타킷형(선택적) 청년복지정책이다.
청년시리즈는 ▲일하는 청년 연금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 ▲일하는 청년 복지포인트 등 3가지 사업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청년통장도 있다.
경기도가 추진중인 '일하는 청년시리즈' 사업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당선인은 후보시절 "청년 마이스터 통장, 청년 복지포인트 정책은 계속 추진하겠지만 청년간 갈등을 유발하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청년연금정책은 제외하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1억원이란 숫자로 청년을 현혹하는 청년연금이 사행성 정책에 지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3대 복지사업', 경기도 전역 확대 본격 시동
이 당선인이 도지사 출마 선언 이후 가장 먼저 발표한 정책이 바로 '청년배당' 정책이다. 이는 국내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를 촉발한 청년배당을 경기도에도 적용하겠다는 공약이다.
그는 성남시장이던 2016년 성남에 주소를 둔 만 24세 청년들에 분기별 25만원(연 100만원)의 지역상품권을 지급해 청년들에 최소한의 기본생활 여건을 보장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때도 기본소득 도입을 주요 정책공약으로 제시했다. 청년배당을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하면 1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당선인은 또 경기도 내 청년들에 생애 최초 국민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민연금 가입연령이 도래한 청년들의 첫 국민연금 납부액을 경기도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에 일찍 가입할수록 더 많은 연금수령 혜택을 받는 데 착안했다.
이 당선인은 "18세 생일 후 국민연금에 가입하게 하고 경기도는 최초 1개월분을 납입해 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정책에는 146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저출산에 대한 다양한 정책도 내놨다.
이 당선인은 선거기간 ▲공공 산후조리원 설치 확충 ▲학교, 마을,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마을돌봄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특히 '아이키우기 좋은 경기도'를 위한 구상으로 그는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과 민간보육의 질 제고 ▲육아종합지원센터 확충과 「아이사랑놀이터」시군에 확대 설치 ▲어린이 치과주치의 사업 실시 등으로 육아정책을 발표했다.
'병원비 걱정 없는 보건의료'도 공약이다. 경기도 의료원 시설을 꾸준히 개선해 거점공공의료 기관화하고, 시군 44개 보건소의 인력확충 및 역량 강화 지원을 통해 공공의료기관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해당 정책 재정 마련에 대해 "시군 세금을 적극 걷고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면 충당할 수 있다"며 "이를 토대로 전 경기도민에게 '생애 주기별 맞춤 복지'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청년에서 노인을 아우르는 복지 필요
하지만 이 당선인의 기본소득의 방향은 '청년'에만 머물러 있다.
경기도는 2045년 노인인구(현 65세 이상 기준)비율이 32%로 나타나 인구고령화의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복지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노인연령기준 상향조정에 따른 경기도의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연령 기준이 현 65세이상에서 70세이상으로 상향될 경우 경기도는 65~69세의 국민연금 지급액 9430억원(2015년 기준) 가량이 절감될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은 65~69세의 지급액(총 4353억원) 중 지방비 부분 1322억원(2015년 기준)이, 장기요양보험은 53억원이, 경기도는 1800억원의 재정 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재정 지출이 감소된 만큼 기초연금에 대한 의존이 높은 65~69세의 연령층의 빈곤율은 늘어난다. 노인연령기준이 70세로 상향조정되면 경기도의 노인 전체 절대빈곤율은 36.2%에서 46.5%로 10.3%p 증가한다. 이에 따라 준고령자 구직촉진수당제 도입과 경기도형 기본소득제 도입 등 이들에 대한 소득보전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효상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은 "65~69세의 주 소득원인 공적이전소득의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준고령자 구직촉진수당제 도입을 검토하고, 전연령을 대상으로 기본소득제 도입을 통해 청년, 장년, 준고령자 등을 아우르는 소득보장제로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복지에 대한 담론을 '보편'과 '선별'이 아닌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더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도 나왔다.
 경기복지재단 관계자는 "지금까지도 2가지 측면(보편, 선별)에서 복지를 바라보는 시선이 강한데,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사회발전에 한 축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의 편중과 글로벌 경쟁 구도 심화, 사라지는 평생직장 개념 등으로 앞으로의 미래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이는 사회 전반에 복지가 필요한 시기이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을 더 튼튼하게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