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 이재명 '의혹 공방전' 가열
김영환도 "李, 거짓말 사죄를" 공격
南 후보측 "사실이라면 범죄" 가세
6·13 지방선거가 중후반전으로 치달으면서 경기도지사 후보들간 격한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민주주의 기초가 실종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전국 광역단체 선거 중 네거티브 수위가 가장 높다. 초반에는 기울어진 운동장 탓에 식어버린 선거 열기를 올리고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점차 정책승부가 아닌 상대 후보만 깎아내리려는 꼼수라는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는 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연예인 스캔들' 의혹을 또다시 꺼내들었다.

김 후보는 배우 김부선씨와 이 후보간의 '밀회'를 주장하고 "지금이라도 진실을 고백하고 여배우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동안 국민들에게 너무나 많은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륜이 문제가 아니라 이 후보가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하고 있다는 것, 은폐하는 과정에서 여배우에 대한 인격살인을 하고도 반성이 없다는 것, 너무 많은 사람들이 내 편이란 이유로 집단적으로 침묵한 것"이라며 "사죄만이 이 후보도 인생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후보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남 후보측 김우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힘없는 한 여배우에게 행한 폭언과 갑질이 사실이라면 이는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측은 "구체적인 증거없이 일각의 주장만으로 사실관계를 호도해서는 안된다"며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 후보의 이 후보에 대한 공세에 앞서 남 후보는 지난달 13일 '친형·형수 욕설 녹취 파일'을 들고 나오며 "상식 이하의 인격을 지닌 이 전 시장을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측에서 "폭언을 한 이유가 친모에 대한 친형의 폭행 때문에서 비롯됐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남 후보측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거짓"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 후보측의 "명백한 불법"이라는 반박에도 공세는 이어졌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KBS 초청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온갖 공세가 쏟아졌다.

쏟아지는 네거티브에도 별다른 반응없이 해명자료만 내놓았던 이 후보측도 지난 4일부터 파상공세로 전환했다. 이 후보측은 남 후보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에 이어 '공항버스 게이트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남 후보의 2014년 도지사 선거 후원금 9억2000만원 중 버스 업체 전·현직 관계자 후원이 1억2000만원에 이른다"며 "고액후원한 버스업체가 노선 최종사업자 선정에서 특혜를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이 후보가 남 후보를 향해 선거 막판 네거티브 의혹들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은 사생활 논란에 따른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 후보의 지지율이 남 후보를 압도할 정도로 높았지만 네거티브 이후 남 후보의 추격이 거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김 후보도 뒤늦게 공방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후보들이 여론조사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도덕성 문제로 네거티브전을 펼치는 것이 정도가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석주 공공자치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대선이나 총선을 봐도 네거티브전이 일정 부분 표심에 영향을 끼칠 수는 있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며 "이러한 상황(네거티브)일수록 후보들은 '깎아내리기'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 공약을 설명하고 홍보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남춘 기자 baika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