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성 인천장애노인회장
▲ 인천 장애노인회 정의성 회장이 장애노인회의 목표를 설명하며 주먹을 쥐고 있다


"3월 설립 … 군구지회 늘릴 계획"

미술 대회 등 다양한 행사 기획"

장애 노인의 날 만들고파" 포부

"장애를 가진 노인도 의지할 곳이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외로움에 지치거나 도움받고 싶은 장애노인은 언제든 찾아오세요."

지난 28일 오전 인천 남구 주안동에서 만난 '인천 장애노인회' 정의성(74) 회장은 쓸쓸한 장애노인의 삶을 설명하며 장애노인회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지난 3월 정 회장이 만든 장애노인회는 힘들게 살아가는 지역 장애노인들에게 삶의 의지를 부여하는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130여명의 회원으로 시작한 장애노인회는 입소문이 퍼져 어느덧 약 150명으로 늘었다.

그는 장애노인을 위한 장소가 부족한 문제를 지적하며 장애노인 시설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그냥 노인도 살기 힘든 세상에 장애를 가진 노인의 삶은 어떨까요. 물론 요즘은 노인 복지에 관심이 늘어나 시설도 좋아지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생겼어요. 하지만 장애노인을 위한 프로그램과 시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정 회장은 장애를 가진 사람이 '노인'이 되면 사람 취급을 받기 힘든 세상 역시 꼬집었다.

"회원 중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장애인이라는 편견에 노인이 더해지면 주변의 무관심이 탄생합니다. 무관심 속에 고통받는 장애노인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파요."

그는 장애노인의 상처를 표현하며 여러번 고개를 저었다. 이어 고통받는 장애노인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장애노인회는 장애노인들이 더는 지루한 하루를 보내지 않고 무관심 속에 상처받지 않도록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고 생활체육 활성화를 돕는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7월엔 '장애인 돕기 미술대회'가 열릴 예정이고, 장애노인회 군·구지회를 늘리기 위한 홍보 활동도 틈틈이 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장애노인회 군·구지회가 늘어나면 '함께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올해 안에 서구와 부평구에 지회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함께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시민들이 장애노인을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정 회장은 장애노인회의 최종 목표로 '장애노인의 날'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애노인을 이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알아요. 하지만 편견으로 바라보지 말고 함께 살아가는 주민으로 생각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행복해질 것 같습니다. 무작정 이해해 주길 바라지 않아요. 그렇기에 '장애노인의 날'을 만들고 싶습니다. 장애노인을 위해 뭘 해달라는 것이 아닌, 그저 시민들이 장애노인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날이 생기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글·사진 임태환 수습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