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이 올해 특별기획전으로 태극문양전을 계획했다가 사전에 전시자료 확보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전시할 태극문양 자료를 구하지 못해 취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시립박물관측은 이 태극문양전 개최가 불가능해지자 박물관 특별기획전으로는 격이 떨어지는 초대관장 미술작품전을 뒤늦게 열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기획전을 안이하게 개최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올해 건국 50주년을 맞아 매년 개최하는 특별기획전의 아홉번째 전시로 태극기 변천과정을 엿볼 수 있는 태극문양전을 지난달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2개월간 제3전시실에서 열기로 하고 지난해 말부터 자료 소장자와 협의, 전시자료 대여를 추진해왔다.

 박물관은 이에 따라 독립기념관 소장 태극기 자료 전부와 태극문양을 소장하고 있는 수집가 최모씨의 자료 130여점을 대여해 기획전을 치르기로 하고 이들 소장기관, 소장자와 전시자료 대여를 협의해왔으나 독립기념관측이 사진자료외에 실물 대여는 불가능하다고 밝힌데다 최씨도 그가 소장하고 있는 태극문양 자료들을 10월1일부터 12월 말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그 시절 그 거리 그 추억들」전에 출품하는 바람에 결국 자료확보가 안돼 태극문양전을 취소했다.

 박물관은 이어 자료 확보가 안돼 태극문양전 개최가 어렵게 되자 특별기획전을 초대관장이자 명예관장인 석남 이경성씨의 회고전만 다음달 15일부터 내년 2월15일까지 치르기로 당초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이씨의 회고전은 이미 지난 10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갤러리가 초대전 형식으로 개최한 적이 있는 데다 이 전시가 박물관 기획전 성격에 맞는 역사자료 전시보다 미술작품전에 불과해 시립박물관측이 사전에 자료수집 준비를 소홀히 해 기획전을 취소한 뒤 격에 맞지 않는 전시회만 치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물관 관계자는 『태극문양전은 당초 최씨의 자료를 무상 대여해 개최키로 구두합의됐으나 최씨가 소장자료를 미국 전시에 출품하는 바람에 이 기획전이 무산됐다』며 『이경성 회고전은 지역 미술관이 없는 점을 감안, 박물관이 지역 미술가들의 작품을 초대 전시하는 연례 기획전의 일환으로 마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