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원 경기남부본부차장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날카로운 검증 잣대를 들이댄다. 그런가 하면 예비 후보자의 당 공헌도를 따져 묻고 있다.
예비 후보자도 유권자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 비가 오든 안 오든 출·퇴근 시간에 도로변에 서서 인사를 한다.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유권자 모임이 있는 곳을 찾아가 명함 돌리기에도 정신이 없다.
선거운동에 임하는 예비 후보자의 상황이 정당별로 조금씩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호기와 문재인 대통령과 당의 높은 지지도 덕에 느긋한 모습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에선 예비 후보자의 목멘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민심과 동떨어진 홍준표 대표와 지도부의 남북 정상회담 폄하 발언과 국회 보이콧 때문이다.
한국당 공재광 평택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3일 오후 1시40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장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를 사실에 입각해 중앙당에 건의한다"며 "홍준표 당대표를 비롯한 당직자들은 총사퇴하고 백의종군하는 것이 당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 의식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아직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요원한 듯하다"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공 예비후보는 글을 게재한 지 10시간 만에 자진 삭제했다.

이렇게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공 예비후보뿐만 아니다.
오산시내 한 예비후보자는 "밤낮으로 발품을 팔아 몇 표를 끌어모으면, 중앙당 인사가 말 한마디로 수백 표를 날려 버린다"고 했다. 지금과 같은 선거 흐름이라면 민주당의 압승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견제 세력 없이 특정 정당이 독주하는 기초·광역정부와 시·도의회는 부패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부패로 인한 실정은 시민의 몫으로 남게 된다.

지금이라도 민심과 동떨어진 한국당 지도부의 행보에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당의 정치노선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정치 지형의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라고 말하면 과한 것일까.
리영희 교수가 1994년 펴낸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평론집 제목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