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양식종은 식용 귀뚜라미
지난해 매출 1억 올 2억 목표
농심서 라면 스프용 등 구매
소공간 큰수확 … 리스크도 커
식용·대중화까진 산 넘어산
▲ 양주 더 건강한 곤충의 쌍별귀뚜라미 사육장 모습.
▲ 이보람(왼쪽), 홍성국(오른쪽)  더 건강한 곤충 대표가 쌍별귀뚜라미 건조 제품을 들고 사진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양주 더 건강한 곤충의 쌍별귀뚜라미.
'곤충'이야말로 도시농업에 적합한 새로운 먹거리다.

수도권 곳곳에서는 곤충사육에 도전하고 있다.

식용곤충은 미래식량으로써의 가치와 기존 가축 대비 친환경성, 사육의 효율성 등 부가가치가 높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넘어야할 산도 많다.

아직 식용곤충을 키우는 매뉴얼이 갖춰지지 않아 사육자 개인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곤충농사를 일궈야한다.

또 여전히 곤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어 이를 개선하고 곤충에 대한 더욱 활발한 홍보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풍부한 영양소와 의외의 맛을 품은 만큼 기대감은 현재진행형이다.

◆'귀뚜라미' 하나로 뭉친 두 젊은 도시농부

"입안에 넣고 씹으면 쿠키처럼 스르르 부서지면서 고소함이 느껴지고, 짭조름하기까지 한 뒷맛 때문에 자꾸만 손이 가네요."

영락없는 영양 간식 겸 맥주 안주감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부담 없는 마른안주를 찾는다면 주문할 만한 음식, 그리고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위한 군것질거리다.

이것은 무슨 음식일까. 바로 양주시 식용 곤충연구소인 '더 건강한 곤충'(대표 홍성국·이보람)에서 건조시켜 만든 '귀뚜라미'다.

'더 건강한 곤충'에서 취급하는 쌍별귀뚜라미는 메뚜기목 귀뚜라미과의 곤충이다.

전체적으로 검은 몸체에 앞날개 기부에 노란 점이 있어 영어로는 'Two-Spotted Cricket'이라고 부른다.

한국 토착종은 아니지만 애완동물 먹이용으로 대량 양식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식품원료로 등록돼 있다.

'더 건강한 곤충'은 3년 전인 2016년 양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곤충창업사관학교' 2기에서 만난 홍성국, 이보람 대표가 의기투합해 곤충농업을 시작하기로 결정, 사육장을 직접 짓고 귀뚜라미를 키우면서 시작됐다.

홍성국 대표는 "귀뚜라미에는 단백질이 상당히 많다.

소나 돼지는 환경오염이 많고 축사들도 포화상태라 쉽게 허가도 안 나는 만큼 대체할 것이 바로 곤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육장을 짓고 1년간 시행착오를 무수히 거치고 킨텍스나 코엑스 등 다양한 행사가 있는 곳을 찾아가 식용곤충을 열심히 홍보하면서 인식을 바꾸고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교육을 통한 배움과 실전이 달라 여러 가지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야했다.

뿐만 아니라 한때 곤충업계에 불어닥친 분양사기 등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는 피했지만 간접적으로 전체 시장이 위축된 상황도 피하기 힘들었다.

물론 '더 건강한 곤충'은 자생적으로 다양한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이보람 대표는 "요리연구가와 셰프를 모아서 귀뚜라미를 이용한 레시피를 개발해나가고 있다. 귀뚜라미 튀김, 볶음, 탕수육은 물론 찌개에 귀뚜라미 파우더를 넣는 등 다양한 시도로 활용범위를 넓히고 있다"면서 "농심에서는 라면스프나 과자 연구목적으로 50㎏씩 구매해가기도 하고, 일반 가정에서도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건강식이나 간식으로 구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더 건강한 곤충'은 곤충사육이 도시농업으로써 가장 적절한 분야 중 하나라고 소개한다.

이 대표는 "도시농업에 맞는 것은 곤충밖에 없지 않나 싶다. 밭농사나 논농사보다 접근이 쉽고 편하면서 작은 공간에서 큰 수확을 얻을 수 있다"면서 "하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있고 모든 농사가 그렇듯이 노력이 없으면 안된다. 곤충사육도 농사이기 때문에 만족감이 필수이면서 스스로 농사꾼이 돼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더 건강한 곤충'은 지난해 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앞으로 2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식용곤충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보다 판로와 수요가 커지면 활발한 곤충시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곤충창업의 길을 여는 양주시농업기술센터

지난 23일 양주시청소년수련관에서 제5기 곤충창업사관학교가 전날 개강식을 가진데 이어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다.

강의실 한쪽에 비치된 테이블에는 각종 곤충식품이 전시돼 있었다.

더 건강한 곤충의 건조귀뚜라미와 귀뚜라미환은 물론 인섹트비전의 건조밀웜, 삼수니농장의 더조은홍벵이 환과 더조은홍벵이즙 등을 시식할 수 있었다.

25명의 학생이 참석한 이날 진행된 강의에서는 '식용곤충의 안전성'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강의에서 이종철 한미양행연구소장은 "곤충의 식용화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고 곤충에 대한 혐오감도 남아있다. 곤충하면 해로운 것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며 "곤충의 가격을 더 많이 떨어트려야 사업화하고 많은 이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곤충산업이 잘 되는 길은 어느 정도 가격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5기 학생대표를 맡은 조정숙 (주)에스비월드 대표는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인구나 기후, 환경변화로 먹거리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곤충산업이 유망한 분야라고 생각하게 됐다"면서 "교육을 마친 뒤에 체험학습장을 통해 아이들에게 곤충이 혐오스러운 것이 아닌 좋은 먹거리라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새로운 직업으로서도 소개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글·사진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