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잦았던 서구 화학폐기물 처리공장
25t 탱크 10개 방치 … 표면·밸브 녹슬어
25t 탱크 10개 방치 … 표면·밸브 녹슬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도심 속 시한폭탄이나 다름없지만 폐기물 처리가 수개월 째 미뤄지고 있어 시민들은 하루 빨리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18일 인천 서구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서구 환경보전과 직원들은 서구 석남동의 한 화학 폐기물 업체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였다. 공장 내부에 유해 물질인 폐염산과 폐황산이 쌓여있다는 민원이 접수돼 이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내부를 둘러본 결과 25t 크기의 탱크 10개가 공장 안에 있었다. 폐염산과 폐황산이 들어 있는 탱크 표면과 밸브에는 녹이 슬어 있었다. 부식이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탱크 주변에는 5t 가량의 슬러지도 발견됐다. 화학 반응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거나 폭발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실제 이 공장에서는 사고도 수차례 발생했다. 2016년 5월20일 새벽에 유해물질이 들어있던 탱크가 폭발했다. 이 사고로 바로 옆 공장에서 생산된 물품까지 피해를 입혀 13억원의 손실을 입어야만 했다.
이 뿐만 아니다. 작년 11월 같은 공장에서 폐염산이 유출됐고, 올해 3월 초에도 저장 탱크와 방호벽 사이 바닥에서 염산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인근 주민들은 염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인근 공장 직원들과 주민들은 악취에다 인명 피해를 우려해 민원을 수 차례 제기해왔다.
상황이 이렇자 서구에 이어 같은 날 오후 한강유역환경청도 현장 점검을 벌였다.
해당 공장 인근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공장에 문이 열린 상태에서 바람이 불 때 폐염산으로 인한 냄새로 머리가 아픈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악취가 심할 땐 다른 곳으로 피신을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점검 요청이 접수돼 현장을 둘러봤다"며 "해당 업체에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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