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900회 맞는 '박영린의 월요음악회'
수도권 최초 창단 안양시 민간교향악단
▲ 박영린 단장이 이끄는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의 '월요음악회' 600회 공연 모습. /사진제공=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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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린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 단장
"월요음악회가 900회까지 오게 됐지만 횟수는 숫자에 불과할 뿐, 오직 시민들의 문화 복지를 위해 지금처럼 꾸준히 공연을 이어가겠다."

1999년 4월12일 안양시동안청소년수련관에서 비발디의 '사계'로 막을 올린 '박영린의 월요음악회'가 19일 900회를 맞는다.

이 공연은 청소년과 시민을 대상으로 영상과 초청음악회를 병행하는 해설이 곁들어진 무료 클래식 음악 감상회다.

월요음악회는 1995년 수도권 최초로 창단된 안양시 민간교향악단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박영린 단장이 안양시동안청소년수련관 건립 당시 클래식 프로그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클래식 자료가 많이 없던 시절 박 단장이 모교인 서울대 음대 도서관에서 대여한 클래식 연주회 영상을 상영했고, 실제 연주까지 이어가게 됐다.

박 단장은 "복지 정책이 많아졌는데 문화 복지가 복지의 완성이다"라며 "힘들더라도 문화 복지를 이루기 위해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와 월요음악회로 발을 떼고 보니 어느새 900회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립교향악단이 없는 안양의 시민들을 위해 민간교향악단을 직접 구성하고, 월요음악회를 20여년 간 이끌었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이런 공연을 꼭 해야 하느냐'는 일부 시민들의 의문과 적은 지원예산으로 전문연주가를 구성하는 일 등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박 단장은 "월요음악회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경우도 있었지만 내세울 볼거리가 부족한 안양에 클래식 연주회마저 없다면 절망적이라는 시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계속 이어갔다"며 "해외출장이나 여행스케줄도 월요일은 꼭 비워둘 정도였다"고 밝혔다.

혹시 무료공연이라고 공연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오산이다.

박 단장은 서울대 음대를 거쳐 이탈리아 피렌체 국립음악원에서 트롬본과 이탈리아 페스카라 아카데미에서 관현악지휘를 전공했으며, 이탈리아 'Orchestra di Fiati di Perugia' 단원과 군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등을 역임했다.

코리아콘서트오케스트라 역시 1995년 광복50주년기념 '오페라 안중근' 전국 10개도시 26회 순회공연과 한국-이탈리아 합작 창작오페라 '세인트 최경환' 초연 등 많은 공연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월요음악회는 시민들 곁에 가까이 다가가 편안하게 클래식을 접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박 단장은 "자녀를 데려오는 시민들 중에 클래식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해서 약으로 쓰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클래식은 약이 아니고, 약으로 써도 아이에게 부담만 될 뿐"이라며 "부담 없이 편안하게 곡을 듣고 몸을 선율에 실으면 그 자체로 휴식과 치유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음악회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오진현이 '꽃구름 속에'(이흥렬)와 '내 맘의 강물'(이수인), 바리톤 임휘영이 '청산에 살리라'(김연준)와 '뱃노래'(조두남) 등 우리 가곡을 들려준다.

또 '차르다시'(바이올린 이영희 협연), '가브리엘의 오보에'(오보에 송혜란 협연) 등의 연주와 여러 악기에 대해 알아보는 '악기순례' 시간도 갖는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