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안양 평화의 소녀상 1주년' 기념식
내달 14일까지 위안부 할머니 인형 전시
▲ 27일 오후 안양시 만안구 안양아트센터에서 열린 안양 평화의 소녀상 건립 1주년 기념식에서 시민들이 닥종이 공예로 만든 소녀상을 살펴보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우리는 언제 그리고 어디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점점 잊어가는 것들 중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치욕의 역사 속에서 입게 된 사람들의 상처도 그중에 하나다. 이런 아픔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고 이어가기 위한 움직임이 제99주년 3·1절을 맞아 마련된다.

안양평화의소녀상 네트워크(집행위원장 진승일)는 안양 평화의 소녀상 건립 1주년을 맞이해 기념식 및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닥종이 인형전 '기억-치유되지 않은 아픔전' 전시회를 개최한다.

기념식은 3월1일 정오 평촌중앙공원에서 진행하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닥종이 인형전 '기억-치유되지 않은 아픔전'은 3월1일부터 14일까지 안양아트센터 로비에서 펼쳐진다.

행사에서는 지역예술가들의 축하공연과 이지호 시인의 헌시낭독 세계 1억인 서명운동, 안양과천고등학교총학생회회장단연합(안양엔젤)에서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소녀상 배지 나눔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한지로 다시 태어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닥종이 인형전 '기억-치유되지 않은 아픔전' 전시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해 강원도 원주에서 시작해 수원, 성남, 대구, 순천, 강릉 등 전국 순회 전시로 이어지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그 물결이 일고 있다.

안양에서도 그 바통을 이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닥종이 인형전 '기억-치유되지 않은 아픔전'이란 제목으로 개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한지문화연대 소속작가 7명이 참여하게 된다.

김금주, 김남은, 김미희, 김영애, 문유미, 이민영, 이선경 등의 한지작가들은 '평화의 소녀상', '기억', '낙화', '귀향', '친구야', '소녀와 할머니' 등 실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얼굴 모습부터 평화의 소녀상을 재현한 인형을 한지로 재현했다.

특히 1991년 최초로 일본군에 의한 피해 사실을 증언을 한 고 김학순 할머니의 모습을 이선경 작가가 담기도 했다.

이외에도 할머니와 소녀가 번갈아가며 서로를 등에 업고 있는 모습을 닥종이 인형으로 재연한 작품 등 아픔을 넘어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28점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기억'을 위한 평화의 소녀상과 닥종이인형

안양 평화의소녀상 네트워크에 따르면 경기도내 평화의 소녀상은 16개가 설치돼 있으며, 3월1일 의왕에도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면서 17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외에도 고등학생들이 직접 학교에 세운 소녀상만 해도 2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일본군에 의해 상처받은 위안부 할머니는 물론 국민적인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 '기억'은 가장 절실한 주제다.

안양 평화의소녀상 네트워크 관계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를 시작한지도 올해로 26년이라는 기나긴 세원이 흘렀으나 역사의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았다"며 "오랜 세월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와 피해자들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졸속으로 처리된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합의는 무효임을 알리고, 살아생전 하루 빨리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가 회복돼야한다는 절실함이 울림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힘없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돌리지 말고 정부가 적극 나서는 것은 물론 주변 시민들도 함께 하고 끊임없이 기억해야 한다는 뜻에서 평화의소녀상과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상표 안양평화의소녀상네트워크 상임대표는 "시민의 힘으로 세워진 평화소녀상을 통해 우리의 자녀들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다짐과 교훈의 장이 돼야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모두가 연대해 명예와 인권 회복을 촉구하고 다시 한 번 이 땅의 치욕 경험하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