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기준 도내에는 1241개 초등학교가 있다. 재학생 수만 해도 73만명을 넘어선다. 어린이는 각종 안전사고에 취약하기 때문에 학교 주변은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

정문을 기준으로 반경 300m 구간에 적용되는데 지정률이 98%를 넘어선다. 그런데도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는 매년 발생한다. 이유는 보도와 차도 미분리, 불법 주정차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어린이 교통사고 경찰 통계 자료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도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총 2881건으로 사망 15명, 부상 3767명이 발생했다. 이 중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는 84건으로 사망 1명, 부상 89명에 불과하다. 결국,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는 전체 사고 대비 2.92%로 대부분 보호구역 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즉, 학원 밀집 지역, 이면도로, 혹은 아파트 주 출입구 주변이 오히려 어린이 관련 사고가 잦다.

이점 때문에 경기도는 민선 6기에 '어린이 안심 등하굣길 만들기'를 공약으로 정하고 먼저 개발된 표준설계 디자인에 따라 2016년부터 매년 5개소씩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리고 어린이는 물론 사회적 약자 모두가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니버설디자인을 접목하고 있다. 차량에서 보행자 중심으로 통학로 환경을 바꿔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자는 취지다.

최근 사업이 완료된 광주시 도곡초등학교를 사례로 들어 보자.

도곡초등학교는 통학로 중 일부 구간이 어린이와 자동차가 함께 통행하는 전형적인 도농복합지역 초등학교다. 등하교에 이용하는 출입문이 여러 개로 학부모 자원봉사자에 의해 관리되지만, 일부 구간은 보행로가 없어 사고에 무방비 상태였다.

사업을 통해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고, 고원식 횡단보도를 설치해 어린이가 안전하게 도로를 횡단하게 했다.
또한, 학부형 대기 공간과 학원 차량 정차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차량과 어린이의 동선을 분리했다. CCTV와 노면 포장 기법 등은 기본적으로 전제됐다. 그 때문에 최근 시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72.6%가 만족하고 있으며, 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업은 어린이가 안전한 통학로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지만 학부형을 포함한 지역주민과의 소통, 경찰서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에 따라 만들어진 공공디자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 건축디자인과 공공디자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