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장기전 대비 긴급회의
인근 상권도 생존 걱정 긴장
설 연휴를 불과 며칠 앞두고 한국지엠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발표하면서 부평공장 노동자들과 인근 상권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군산에서 시작한 한국지엠 구조조정 쓰나미가 부평으로 향할지, 창원으로 향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입으로만 전해졌던 '철수설'이 점차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노동자들은 투쟁을 예고하는 한편 공장 주변 상인들은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소식이 전해진 13일 오전,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사실상 군산공장 가동이 멈추자 아예 문을 닫을 거라는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설 명절 직전 날아든 소식에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노조 관계자는 "군산공장 폐쇄는 회사 경영난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돌리는 처사"라며 "군산공장 이후 무슨 구조조정이 더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게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글로벌GM의 고금리 이자, 이전 가격 문제, 과도한 매출 원가 등으로 한국지엠 재무 상태는 이미 밑 빠진 독이었다"며 "한국지엠지부는 국민 혈세를 지원해달라는 '날강도'식 지엠 자본 요구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14일 오전 10시 군산공장에서 긴급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투쟁 방침을 결정할 방침이다. 긴급 확대간부회의 후 군산공장에서 결의대회도 예정했다.

내부에선 노조와 사측 1대 1 대화 채널을 더욱 강력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조합원 요구도 커지고 있다. 2000년대 초 지엠대우 시절처럼 대규모 정리해고를 겪으면서도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과거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지엠 구조조정이 군산공장에서 그칠 게 아니라고 보고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다.

군산공장 폐쇄가 군산지역 경제 위기로 연결되는 모습을 보면서 인천지역 경제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평공장 내 1만명에 이르는 노동자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상인들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한국지엠 행보를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부평공장 서문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지난해 초 한국지엠 철수설이 다시 언급됐을 때만 해도 부평공장 잘 돌아가고 있으니 상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지금 의심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한국지엠이 어떤 경영을 이어갈지 알려주는 곳이 없으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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