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대왕 능행차' 세계적 문화축제로 키울 것
▲ 박흥식 수원문화재단 대표가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수원시의 대표적인 문화행사인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행사를 온전한 주민참여형 행사로 발전시키고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가꿔나가겠습니다."

박흥식 수원문화재단 대표는 지난달 31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능행차는 실제로 국왕이 움직였던 만큼 국가적인 행사였다.

따라서 현재 지방자치단체가 행사를 주도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함께해 세계적인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야할 것"이라며 "나아가 행사 일부에만 참여하던 시민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시민이 만드는 문화행사로 발전시켜야한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표는 수원시의 대표 문화행사가 된 능행차를 지속 발전시켜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박 대표는 수원시의 문화를 적극 활용해 세계 관광객들이 재방문할 수 있는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수원의 문화를 관광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알리기 위해서는 현장에 있는 관광안내원과 문화해설사, 매표원과 주차안내원 등이 중요하다"며 "문화재단이 이들이 따뜻한 표정으로 관광객을 대하는 단계까지 가도록하는 게 큰 숙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원문화재단의 활동을 평가하자면.

-지난해 9월1일에 대표로 취임했다. 한 해 동안 재단을 평가하자면 100점 만점에 80점이다. 지난해 재단 사업에 대한 외부 평가는 대체로 잘했다는 평가다.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인 화성문화재 능행차 공동재현에서 지난해 첫 시행한 '야행'과 연극제 등 굵직한 사업이 잘됐다는 평이다.
물론 겉으로 보여지는 행사가 중요하지만 그 이면도 잘 봐야한다. 단순히 시민들이 지켜보는 행사를 넘어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청소, 주차, 안전, 질서 문제 등이 어느 수준인지 되돌아봐야한다. 시민이나 관광객에게 행복감을 주는 부분에서는 보완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수원시의 성공적인 문화행사는 능행차가 아닌가 싶다.

-지난해 화성문화재 능행차가 시민 참여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금액만 5억여원이다. 관 주도 형태의 축제에서 시민주도의 축제로 가는 좋은 시발점이라 의미 있었다. 시민주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다만 능행차가 지방자치단체들만 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
잘 키우고 만들면 국가의 대표 브랜드가 될 텐데 국비 지원을 받지만 정부의 참여가 적극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다. 능행차는 단순한 오락성 축제들과 달리 역사적이며 효와 애민사상 등 각종 정신을 담은 교육적인 관광 상품이다. 다음 단계로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올해 달라지는 부분이 있다면.

-특히 능행차는 수원시와 문화재단, 시민의 참여 비율을 시민 쪽에 더욱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전환해나갈 방침이다. 시민참여의 핵심은 능행차 재현에서 시민과 재단, 시가 공동참여자라고 볼 때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시민이 행사를 적극 만들어가게 하고 시와 재단은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그런 맥락에서 올해 시민참여를 발전적으로 할 생각이다.
지난해 활동한 1기 시민참여자들의 성과보고회와 워크샵을 진행하고 올해 2기를 구성할 방침이다. 나아가 시민 위주의 마을 만들기 사업도 시민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측면이다. 기존에 시민들이 구경꾼이나 건의하고 바라는 입장에 서왔다면, 이제는 문제의 해결자로 나서도록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능행차뿐만 아니라 수원시의 문화가 풍성한 데 그 특징은 무엇이라고 보나.

-수원시하면 단연 도심 속의 '성(城)'이다. 대부분의 성은 왕과 귀족의 방어용으로 외곽에 있지만 수원 화성은 백성을 보호하는 시설로 지어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시내 한복판에 성을 쌓았다는 점이 특화시킬 만한 이야깃거리다.
또 화성 '행궁'이라고 하는데 임금이 잠시 머무른 행궁이 아닌 정조의 정치적 목적성과 규모를 고려해 '궁'으로 알려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화성뿐 아니라 수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평가한 문화정책, 문화시설 등 문화지수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성적을 얻는 도시인 만큼 타 지자체와 차별성이 있다.

▲수원시 문화·관광의 발전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원시는 체류형 관광이 안 되고 있다. 다른 지역을 경유하는 정도다. 체류형 관광지가 돼야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데 대부분 서울에서 숙소를 잡고 민속촌과 에버랜드를 다녀가는 것이다. 문화예술분야 역시 재능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주로 서울에 가서 활동하고 공연한다.
수원이 지역적 한계의 문제가 있지만 극복은 할 수 있다. 수원의 공연장이 서울 예술의전당에 비하면 작지만 시민이 편하게 오고 적절한 가격으로 공연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하면 된다. 수원이 관광객들이 다시 오고 싶은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도시 전체를 건강하고 매력적으로 가꿔야한다. 수원문화재단 대표가 관광객을 만나는 게 아닌 만큼 현장에서 관광객을 만나는 이들이 좋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재단도 앞으로 노력해야 나갈 것이다.

▲임기 중에 추진하고 싶은 것은.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이 좋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같이 호흡하고 싶다. 나아가 내부 조직의 안정과 직원 역량 극대화로 재단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물론 시와 시의회, 예총, 민예총 등의 단체들과 유대강화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인문학 교육을 총망라해 정리하고 특화시킬 것이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