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용인 '배달·서점대출 서비스' 큰 호응
경기도 공공도서관이 진화하고 있다. 도서관에 직접 가 책을 읽고 빌리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책을 집에 배달해주고, 서점에서 책을 빌려가는 서비스가 경기도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천군이 2014년 전국 최초로 모든 군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가호호 인터넷 책배달 서비스'와 용인시가 2015년 첫 시행한 '희망도서바로대출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연천군민은 연천군도서관의 도서배달 서비스를 통해 거리가 먼 공공도서관까지 찾아가지 않아도 누구나 책을 집에서 받아보게 됐다.

처음 영유아와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최근에는 일반인까지 확대되면서 이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연천군의 한 도서관 이용자는 "집에서 거리가 멀어 도서관을 찾아가기 힘든 상황이 많은데 무료로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책을 받아볼 수 있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천군 도서관 총 대출 권수 6만44426권 중 이 서비스를 이용한 권수는 1만9018권(299명)으로 전체의 1/3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지역에 적합한 연천군 서비스와는 달리 대도시권에서는 지역 상권과 힘을 모으는 방식으로 도서관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

용인시 공공도서관이 실시하는 '희망도서바로대출 서비스'는 이용자가 도서관에 없는 책을 거주지에서 가까운 동네서점에서 빌려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서비스로 시민들은 편리해졌고, 동네서점은 매출이 늘어났다.

용인시 한 서점 대표는 "동네서점의 경우 매출의 최대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이 서비스는 2015년 1619권(574명)에서 지난해 8만1594권(3만6147명)으로 대출 권수와 이용자가 급증했다.
시행 지역도 수원·부천·안산·시흥·오산 등으로 늘어났으며, 세종·충주·포항·나주·여수 등 타 지자체에서도 시행에 들어갔다. 올해는 양주와 하남에서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도서 대출 서비스는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서 장애인 대상의 택배 서비스인 '두루두루서비스'(2007년 시행)와 임산부·영유아를 위한 '내 생애 첫 도서관'(2009년)을 통해 특정대상에게 우선 실시한 바 있다.

도서관의 진화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발길이 뜸해진 도서관에서는 각종 인문학 강좌와 독서 모임이 생겨나면서 지역 커뮤니티 중심지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용훈 한국도서관협회 사무총장은 "단순히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도서관이 이제는 책을 추천하고 배달해 주는 등 과감한 변신을 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공간과 아고라 같은 광장의 역할을 하는 열린 공간으로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