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벌레의 무한도전 … 소통하는 혁신 리더 꿈꿔
▲ 양기대 광명시장의 동아일보 기자시절 모습. 사진제공=광명시청
▲가난한 집안의 공부 잘하던 장남
전북 군산에서 3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던 소년 양기대는 가족들의 아낌없는 사랑과 헌신 속에 성장했다. 미장공으로 평생을 사신 아버지와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공부 잘하는 장남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며 뒷바라지 했다. 부모님의 희생과 기대를 늘 가슴 속에 품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학업에 최선을 다했다. 전주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자신의 생각만큼 성적이 오르지 않자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학교 도서관에 홀로 남아 공부를 하고, 도서관 불을 끄고 나간 '도서관 지킴이'였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창생활을 마무리하고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공부벌레 세상에 나오다
전두환 군사독재의 폭압이 거셌던 1981년, 양 시장은 서울대학교 지리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소문난 공부벌레인 그였지만 시대의 불의 앞에 눈을 감을 수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학생운동 길에 들어서 독재정권과의 싸움에 나섰다. 그러나 갈등과 방황이 계속됐고, 1982년 겨울 서울 구로공단의 노동현장을 끝으로 군대로 향했다. 엄혹했던 시기에 몸을 던져 저항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부채의식은 이후 그의 삶의 방향을 바꿔 놓았다. '고시패스'를 통해 관료가 되는 길 대신 부정과 부패를 고발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인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올바른 세상을 위해 싸우다
1988년 4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기자가 됐다. 대학생 시절의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선후배, 동료들에게 부채를 갚는 마음으로 살겠다는 다짐은 15년 기자생활 내내 부정부패와 불의에 끈질기게 맞설 수 있는 용기가 됐다. 특히 권력형 비리와 만연했던 정치계 부패 척결에 기자로서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했다. 또 원진 레이온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도 대변했다. 그렇게 특종기자로서 명성을 얻게 됐고, 한국기자상 2번, 이달의기자상 7번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그가 바라는 세상은 쉽게 오지 않았다.

▲뚝심 있는 정치 초보
2000년대 초반 당시 동아일보는 더 이상 정론직필의 산실이 아니라고 양 시장은 생각했다. 정치 성향에 치우쳐 운영되던 회사에서 양 시장은 변방을 자처했다. 좋은 기자로 사회 정의에 기여할 수 없다면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원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2004년 1월 동아일보를 그만두고 열린우리당 창당대열에 합류하며 정치 인생이 시작됐다. 당시 총선에서 좋은 지역구를 제안받았지만, 예전 광명시 근처에 살았던 인연과 강적(전재희 전 국회의원)을 상대해보겠다는 패기로 광명을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결과는 두 차례의 낙선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쓰라린 경험이었다. 그러나 현장을 누비며 민생의 문제를 체험했던 이 시기는 정치인과 행정가로서의 근육을 다지는 소중한 시간이 됐다. 민생문제 해결사 양기대는 이때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합리적인 리더, 해결사
2010년 지방선거에서 두 번 낙선하며 인연을 맺은 광명시를 바꿔보기로 하고 국회의원보다는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정치 궤도를 수정했다. 광명시장에 당선됐고, 재임에 성공하며 민선 5, 6기 8년여간 광명시정을 이끌고 있다. 그 시간 동안 수도권의 위성도시에 불과했던 광명시는 혁신적인 변화를 맞았다. 변변한 관광지 하나 없던 광명시에 광명동굴이라는 수도권 유일의 동굴 테마파크를 만들어 연 150만에 가까운 관광객이 광명시를 찾도록 했다. 또 KTX광명역세권을 이케아 1호점과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기업과 종합병원, 미디어아트밸리 등을 차례로 유치하며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 덕에 광명시는 부채 293억원 상환, 2017~2018년 한국의 100대 대표 관광지 및 한국 관광의 별 선정, 중학교 사회교과서 게재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양기대 시장은 진보는 무능하다는 편견을 깨고 합리적인 해결을 이끌어내는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받게 됐다.
대형유통기업들로 인한 역세권 활성화는 상대적으로 중소상권에 침체를 가져왔다. 고민이 깊어졌다. 역세권의 활성화를 유지하면서 중소상권에 부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대형유통기업과 중소상인들의 상생협약체결'이었다.
지역 상인들에게 물류유통센터를 지어주고 쉼터와 주차장을 만들면서 상생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 상생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썼다. 어떤 대형유통기업이 와도 두렵지 않도록 중소상인들의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게 행정가로서 그의 소신이다.
양 시장은 결코 오늘에 문제를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문제인식을 새롭게 정리해 해결책을 찾아냈다. 광명시가 2012년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청년잡스타트'와 지난해 7월초 광명시 상공회의소와 상설로 공동구성한 '광명시 민간일자리창출지원단' 역시 그가 준비한 다가올 내일에 대한 준비 중 하나다. 양 시장에게 '내일'은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다.

▲경기도의 변화를 바라다
평범한 학생에서 부패 척결을 위해 기자가 됐고, 펜보다는 행동으로 신념을 보여주기 위해 정치인이 됐던 것처럼 늘 새로운 영역에 대해 도전한다. 그러나 그에게 꿈은 곧 현실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애정, 한다면 하는 뚝심, 성과를 만들어냈던 경험을 토대로 꿈을 꿈으로 두지 않고 현실로 만들어내는 역량을 증명해왔다. 말이 아니라 성과로 진보의 가치를 보여줘야 하는 지금, 그의 다음 도전이 만들어 낼 새로운 경기도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그는 언제나 '사람'에 해답이 있다고 믿는다. 구성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리더가 되기를 소망한다. 한 사람의 비전을 현실로 구현해내는 것은 그 뒤를 받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며 그 사람들이 모일 때 비로소 창조와 혁신이 태동한다고 믿는다. 이렇듯 사람의 힘을 모아 늘 새로운 목표를 향해 뛰는 그는 '꿈꾸는' 정치인이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