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아이들에 사랑의 교육
컴퓨터놀이·미술·신문교육등 하루 8시간 특별활동

공부방 문을 열면 방과후 1학년 꼬맹이부터 들이닥친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저학년들의 점심식사가 끝날 무렵 3, 4학년 짜리들이 하나, 둘씩 도착하고 공부방은 어느 새 시끌벅적 또 하나의 아이들 세상으로 제자리를 찾는다.
 앉은뱅이 책상 하나에 두, 세 명씩 앉아 교사와 함께 숙제와 문제집을 풀며 저학년 공부시간이 시작된다. 저학년의 학습이 끝남과 동시에 그동안 도착해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고학년의 순서가 이어지고 모든 학습시간을 마치면 오후 4시30분.
 이어 특별활동 담당인 자원봉사 교사의 2부 활동이 시작된다.
 컴퓨터놀이, 미술활동, 신문활용교육, 영어연극, 공동체놀이 등. 이 동안 한켠에선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총총이 귀가할 때쯤이면 공부방 교사는 설거지조차 할 수 없는 천근같은 몸으로 잠시동안 앉아 수다 아닌 근심을 떨게된다.
 “○○아빠는 비가 와서 오늘도 좌판 일을 못 가셨겠네.”, “○○엄마, 공장에 일감이 없어 요새 출근을 못하신대요.”
 이 곳 공부방은 90년 말 삼산동에서 처음 문을 열어 지금까지 저소득층 아이들의 학습지도와 특별활동을 해오고 있다.
 공간이라야 10여 평 조금 넘는 교회 안에서 한 자녀 가정, 실직자 가정,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 20여 명이 매일같이 하루 8시간을 함께 생활하고 있다. 재미있고도 어수선하고, 사랑스럽고도 짜증스러운 감정이 수없이 교차하는 날들의 연속이다.
 그러나 이처럼 부대끼며 채워가는 아이들의 사랑과 교육에 대한 고민보다도 공부방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어려움을 떠올릴 때면 어쩔 수 없이 아연해지곤 한다.
 아이들의 급식은 그나마 구청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겨우 해결하고 있지만 급식도우미나 교사인건비, 아동활동에 드는 교육비 마련에 실무자는 늘 고민이다.
 공부방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안정적인 장치마련이 소외된 우리 아이들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최소한 보호하는 길이다.
 또한 이웃들의 관심어린 눈길과 애정이 바깥세상의 넘쳐나는 불행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는 최상의 보호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