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만7000마리 살처분·48시간 이동중지 명령
전북과 나주의 오리농장에서 시작된 AI(조류인플루엔자)가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포천시의 한 산란계(달걀을 생산하는 닭) 사육농가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과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해당 농장의 바이러스를 간이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나와 AI 수도권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포천 영북면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지난 2일 사육 중인 닭 8마리가 폐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20여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돼 농장주가 AI 의심축 신고를 했다.

철새가 아닌 수도권 가금류 농장에서 AI 의심신고가 접수되기는 이번 겨울 들어 처음이다.

해당 농장 간이검사 결과는 양성으로 나왔으며, 도는 해당 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도 동물위생시험소에 보내 정밀검사를 진행 중이다.

정밀검사에서 H형 바이러스가 확인되면 농식품부 검역본부로 보내 N-타입 바이러스 유형과 고병원성 여부를 확인하게 돼 최종 판정까지는 4~5일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포천시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침에 따라 31개 시·군 전역에 이날 오후 3시부터 48시간 동안 가금류 이동중지 명령(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내렸다.

또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산란계 19만7000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기로 했다.

의심신고가 접수된 농장에서 반경 10㎞ 이내에는 105개 농장에서 모두 240만마리의 닭을 사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철새로 인한 조류인플루엔자로 보인다. 간이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면 고병원성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농장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를 취하고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방역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운·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