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 관광지·요식업계 매출 타격 우려 … 경기상인연합회 "답답 … 대책 절실"
"연말이면 그나마 장사가 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제는 연례행사가 돼 버린 조류독감으로 이마저도 힘든 상황입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인해 경기도내 일선 시·군의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가 줄지어 취소되면서 연말·새해 특수를 노린 관광지 상인들과 닭·오리 요식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인천일보 12월22일자 1면>

이제는 해마다 겨울철 AI가 발생하고 있어 도내 지역 상인들은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경기도와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용인시 청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 판정을 받아 AI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안성·이천·포천·오산·여주·동두천 등 도내 일선 시·군들이 연말연시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도는 일선 시·군에 AI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있는 행사를 가급적 자제하고, 추진시 AI 차단 방역 계획을 철저히 준비·시행할 것을 공문을 통해 요구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서는 연말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게 됐고, 식당을 비롯한 지역 상권에서는 불가피하게 올해도 AI로 인한 영업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124건의 AI가 발생해 1589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피해가 컸다. 양계농가는 물론 닭·오리 관련 식당을 비롯한 지역 상권마저 소비자들의 기피현상으로 매년 매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부천시의 한 오리요리 전문점 주인은 "아직까지는 손님들이 있는 편인데 예전보다는 확실히 손님이 줄어든 편이다"라고 말했고, 한 손님은 "주말에 예약을 안 하면 자리가 없었는데 여유가 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AI 전파 우려로 인해 해맞이 행사가 취소된 지역에서도 상인들의 근심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주시의 한 시장 상인은 "아직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주변 상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아무래도 AI여파가 지속된다면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토로했다.

봉필규 경기도상인연합회장은 "연말마다 참 답답하다. AI가 철새로 인해서라는데 상인들도 할 말이 없는 상황에서 닭·오리는 잘 안 팔리니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당연히 AI가 발생했다고 하면 평소보다 손님들이 잘 안 오게 되고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새를 강제로 막을 수도 없으니 마땅한 대책이 없겠지만 닭·오리를 끓여 먹으면 괜찮다고 정부나 지자체에서 적극 알리는 광고를 해야 하지 않겠나. 연말에 행사가 이렇게 중단되고 봄에는 또 황사가 오면 상인들만 죽어난다"라며 "특히 농가지역에서는 행사 특수가 없으면 매출에 영향을 미쳐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