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치통감
자치통감 권 193∼195는 세종의 명에 따라 중국 송나라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교정하고 가감한 총 294권의 일부다.
집현전 학사를 동원해 편찬한 책이라는 점에서 조선 전기 인쇄, 출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보물 제1281-3호로 고양시 원각사에 있다.
자치(資治)는 다스리는데 도움을 준다는 뜻이고 통감(通鑑)은 꿰뚫어 비춰본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자치통감은'제왕의 정치교과서(량치자오)'다.

사마광은 선비도 읽기 어려운 수 많은 역사책을 왕이 어떻게 다 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에 그는 19년이란 세월을 투자, 전국시대부터 5대 시대까지 1360년 역사를 294권 300만자로 간추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자치통감은 스터디셀러가 됐다.
마오쩌뚱은 이 책을 17번 읽었고, 장교들도 읽어 볼 것을 권했다.
내용 일부를 들여다본다.

'지백이 멸망한 것은 재능이 덕성보다 뛰어났기 때문입니다.(중략) 무릇 사람을 선택하는 방법은 성인과 군자를 얻어 함께하지 못하면, 소인을 얻기보다는 차라리 우인을 얻는 것이 더 낫습니다. 군자는 재능을 가지고 선을 행하지만, 소인은 재능을 가지고 악을 행하기 때문입니다'

또 지혜의 왕 솔로몬은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중략)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지라.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전도서 1장)고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예외는 없다.
도도한 물결이 어떻게 흘러갈지도 알 수 없다.
아인슈타인은 "내가 아는 것은 바닷가 모래 한줌에 불과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한계를 알되 긍정적이며, 슬픔을 알되 웃을 수 있다면 감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