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리·가막머리·을왕리해변 '해넘이'에 제격
▲ 지난해 송년낙조열차 탑승객들이 을왕리해변에서 해넘이를 보며 소원풍선을 날리고 있다.
▲ 인천공항철도 송년낙조열차 참가자가 소망풍선에 새해 소원을 적는 모습.
▲ 장화리의 일몰조망지의 해넘이.
▲ 장봉도 가막머리서 본 일몰.
한 해의 마지막 해넘이와 새로운 해돋이를 보려는 행렬은 해마다 제의(祭儀)처럼 반복된다. 금방 씻고 나온 해라고 어제와 다른 해는 아니지만 집 안에서 부스스한 모습으로 1월1일을 맞이하는 건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 부지런을 떨게 만든다.

새로운 다짐으로 신년을 기념하기 위해 멀리 해돋이를 보러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바쁜 일정 탓에 여행이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있기 마련. 섬이 거의 없는 동해의 태양이 '나 홀로' 불쑥 솟아난다면, 서해의 일출은 크고 작은 섬의 마중과 환대 속에 정감 있게 피어난다. 빛의 반영을 따라 검푸른 새벽 바다 위에 진주홍색 물감이 서서히 퍼지는 모습도 동해 일출과 다르지 않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AI 확산 방지 차원에서 곳곳의 해맞이 행사가 잇따라 취소돼 설레는 여행객들에게 한숨을 전하지만 내가 가는 곳이 곧 축제가 아니겠는가.

'2018년 새해는 더 나은 삶이 뜰 거야!' 인천의 해돋이·해넘이 명소에서 새해의 싱싱한 희망을 만나 보자.

● Adieu 2017!

# 장화리 일몰조망지
산과 바다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강화도. 그 중 눈 여겨 보아야 할 곳은 바로 '장화리 일몰 조망지'다. 장화리 일몰 조망지는 지난 2012년 낙조마을 테마 공원으로 조성된 이후 인기를 얻어 인천의 떠오르는 낙조 명소로 자리 잡았다. 썰물 때 펼쳐지는 넓은 갯벌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일몰의 아름다움 덕분에 사진작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 중 한 곳이다.

장화1리 해넘이마을의 주민자치센터에서 조금 더 가면 일몰조망지가 나온다. 매년 일몰의 순간을 간직하려 사진을 찍는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서면 기다렸다는 듯 붉은 빛을 뿜어내며 이제야 수평선 너머로 몸을 숨기는 해를 볼 수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온 뒤 가까이 위치한 마니산에 올라 새로운 한 해를 위한 정기도 얻어가도 좋겠다. 등산로를 따라 918개의 돌계단을 올라가면 탁 트인 서해가 한눈에 안긴다. 정상에 오르면 단군이 제천의식을 올렸던 참성단도 들러보자.

# 장봉도 가막머리
희고 고운 백사장과 푸르른 노송 숲을 자랑하는 장봉도에서도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장봉도는 장봉 선착장에서 시작해 가막머리 전망대에 이르는 약 13㎞의 종주 코스가 조성돼 길게 이어진 국사봉의 동서 능선을 따라 섬을 감상할 수 있다. 가막머리 전망대와 건어장 해변에서 바라본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장봉도 북서쪽과 강화도 서쪽 사이로 떨어지는 석양의 물결을 보고 있노라면 매서운 바람에도 땀이 송골송골 맺혔던 수고로움이 금세 사라진다.

장봉도는 산봉우리가 많고 섬이 길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었다. 장봉도는 인어의 섬으로도 유명하다. 옛날 한 어부의 그물에 인어가 잡혔는데, 어부는 그 인어를 불쌍히 여겨 바다에 풀어주었다. 그 후 인어는 수많은 물고기를 보내 은혜를 갚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완만한 백사장 뒤로 각양각색의 노송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옹암해변, 망둥어 낚시 등을 즐길 수 있는 한들 해변 등이 유명하다. 조금 일찍 서둘러 등산과 자전거, 낚시를 즐긴 뒤 아름다운 황금빛 석양을 온몸으로 맞는다면 좀 더 기억에 남는 2017년의 마지막이 아닐까.

# 낙조열차타고 을왕리해변으로
공항철도(AREX)는 연말을 맞아 오는 30일 을왕리해변을 들러 황홀한 낙조를 감상하는 '송년낙조열차'를 운행한다.

송년낙조열차는 서울역에서 오후 12시50분 출발한다. 종착역인 인천공항역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체험하고, 일몰 전까지 버스로 차이나타운과 동화마을을 둘러본 뒤, 을왕리해변으로 이동해 해넘이를 감상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을왕리는 1.5㎞ 길이의 긴 해변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이다. 주변에 묵을 곳과 먹거리, 분위기 있는 카페 등이 잘 갖춰져 있고, 해변 왼쪽 끝에는 갯바위 해안이 있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열차 내에서는 실력파 여성듀오 '어마어마'의 미니 콘서트가 열린다. 을왕리해변에서는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소망풍선 날리기와 여행의 추억을 남기는 포토타임 등의 이벤트도 진행된다.

열차 운임과 전세버스 요금을 포함해 1인당 2만9900원이며, 힐링투어라인 홈페이지(www.힐링투어라인.com), G마켓, 옥션, 11번가, 쿠팡 등 소셜커머스에서 구매할 수 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
/사진제공 =인천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