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과 함께 한국불교의 양대 종단인 태고종의 내분이 종권을 둘러싼 현 총무원장측과 반대파간 맞대결 양상으로 전개되며 폭발 일보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전 총무원장 인곡 등 반대파 80여명이 지난 10일 `종단 바로세우기연합 발기인대회""를 갖고 “종단의 분열과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들을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한 데 맞서 총무원장 혜초 스님 등 현 집행부는 이를 해종행위로 간주, 엄중 문책 등 정면 대응할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반대파는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승려대회를 열어 과도 집행기구를 구성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사태가 종권을 둘러싼 전면전의 외길로 굴러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현 총무원장인 혜초 스님(21대)은 19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던 종연 스님이 자격시비를 낳아 낙마한 뒤 6개월간 세 차례나 총무원장이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양측에 의해 합의 추대됐었다. 반대파인 `종단 바로세우기""의 고문인 인곡 스님은 18대 총무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현 총무원장측=총무국장 도각 스님은 “현 총무원장은 지난 81회 종회에서 양측이 합의 추대했음에도 불구, `종단 바로세우기""측이 총무원장의 고유권한인 집행부 구성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종권을 흔들고 있다”며 “이는 심각한 해종행위로 종헌종헙에 따라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인곡 스님의 총무원장 재임 당시 저질러진 각종 재정비리 의혹에 대해 공청회를 열려고 하자 인곡 스님측이 이에 맞서 아예 총무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분종""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원장인 대운 스님도 “반대파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부 집행부를 교체했음에도 `분담금"" 납부를 거부하기로 하는 등 경제적 압박공세까지 취하는 행위는 종단을 쓰러뜨리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현 집행부는 반대파가 승려대회를 연 뒤 총무원사의 `무력 접수""에 나설 경우 정면 대응하기로 했다.
 ▲종단 바로세우기측=`종단 바로세우기"" 상임집행위원장인 지성 스님은 “불과 몇 개월 사이 총무원장을 세 차례나 뽑게 하는 등 종단의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들이 현 집행부를 구성하고 있다”면서 “수차에 걸쳐 이들의 교체를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종단 바로세우기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현 총무원장이 이들 배후인물의 압력 등으로 종단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면서 “총무원장을 비롯한 집행부를 바꾸고 종회를 해산해 종단 지도부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곡 스님 재임 당시의 비리의혹과 관련, 지성 스님은 “현 집행부는 조사할 자격이 없는 만큼 새로운 중립적 인사들로 집행부를 구성해 조사해야 한다”며 “한달 이내에 승려대회를 열어 과도 집행기구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단 바로세우기""의 고문으로 추대된 전 총무원장 인곡 스님은 “내가 종단 바로세우기를 배후조종한다는 현 집행부의 주장은 잘못이며 종단내 뜻있는 젊은 사람들이 종단의 잘못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