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들어 물질은 보다 풍요로워지고 쾌락의 유혹도 늘고 있다. 그런데 왜 결핍감과 갈등은 깊어 가는 것일까. 왜일까. 난 누구일까. 왜 이렇게 화가 날까.” 이런 질문을 던져 보지 않은 현대인이 과연 있을까. `나를 찾아 떠나는 17일간의 여행""(조연현·한겨레신문사)은 `모든 것을 밖에서만 갈구하던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자기를 성찰하는 여행"" 안내서이다.
 정토수련원의 `깨달음의 장""에서부터 남방불교의 위파사나 수행, 불교수행인 동사섭(同事攝), 천주교의 영신수련, 티베트의 명상수행, 노동과 영성이 어우러진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삶에 이르기까지 수행현장 17곳의 기록을 담고 있다. 이 책이 수행안내서로 차별성을 갖는 것은 한겨레신문의 종교담당 기자이기도 한 저자가 다른 참가자들과 똑같이 수행·수도에 직접 참여해 풀어낸 생동감 넘치는 현장보고라는 점에서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노수진입니다” “다른 이름을 사용하면 당신이 아닙니까” “.....” “당신은 누구입니까” “남편의 아내입니다” “남편이 없다면 당신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누구입니까” “....” 정토수련원 `깨달음의 장""의 한 장면. 집중적인 화두 문답을 통해 지식과 학력, 종교, 직업, 성별 등으로 형성된 관념과 편견을 부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게 하는 훈련과정을 소개한 대목이다.
 저자는 각각의 수행에 대한 시종 밀도있는 관찰 끝에 수행·수도가 `본래의 나""로 건너가기 위한 나룻배임을 간파한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쓴 추천의 글도 눈에 띈다. “우리가 분노, 화, 불만 같은 부정적 마음상태를 명확히 볼 수 있다면 그것을 없앨 수 있고 동시에 자비와 사랑, 관용 등 긍정적인 마음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