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역사로 점철된 우리나라 이민 역사의 한 세기가 밝는다.
 지금으로부터 한 세기 전 꿈과 희망을 안고 제물포항을 떠나 첫 이민의 역사를 연 하와이 이민이 21세기 초엽, 100년의 세월을 기념하게 된다. 하와이 이주 동포들의 후손들은 2003년, 하와이이민100주년을 맞아 큰 의미와 회한을 담아내고 새로운 세기의 꿈과 희망을 이국의 땅에서 다시 한번 펼쳐 나갈 기념행사를 차분히 준비해 나가고 있다. 인천과 하와이는 이민 역사에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 것인가.
 1902년 12월, 우리나라의 첫 이민선 갤릭호(미국 상선)에는 인천 내리감리교회의 존스(G. H. Jones)목사의 권유로 몸을 실었던 인천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하와이교포들은 이주 5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으로서 조국의 자주독립과 부강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업고등교육기관의 설립을 추진하였으며, 첫 이민선이 출발한 인천에 인하공과대학을 설립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하와이에서 종교, 교육, 정치적 차원의 민족운동을 전개하였던 이승만 박사 중심의 조국독립운동과 교육운동의 얼이 스며있기도 하다. 이승만 박사가 하와이에서 1918년에 설립하여 해방 후까지 운영해 왔던 한인기독학원(Korean Christian Institute)의 재산을 처분한 15만달러의 인하공대 설립자금의 시초가 되었으며, 교명도 인천의 `인(仁)""과 하와이의 `하(荷)""자를 따서 이박사가 직접 지은 것이다.
 1953년 6월4일, 당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인하대학 설립에 관하여""라는 담화를 발표하였으며, 인천시로부터 부지를 기증받고 공무원 등 각계각층의 성금에 힘입어 `MIT of Korea""를 표방하는 순수 민족의 대학이 출범하게 되었다.
 인천과 하와이는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민 초기, 이국에서의 고된 노동과 역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이민의 후세들은 오늘날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자랑스런 교포사회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첫 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하와이의 미주한인 100주년기념사업회는 다가오는 2003년의 이주 100주년을 앞두고 장단기 사업목표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체육, 문화, 학술, 출판분야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잊혀지기 쉬운 조국의 문화와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고 조국의 참 모습을 새로운 세대에게 알릴 교육사업을 도모하여 지구촌 한민족의 단합을 추구하고, 장기적으로는 한인사회의 지도력 함양과 지도자 육성을 통해 하와이 한인사회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인사회와 연대를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기금모금운동 등 재단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올해부터 하와이 한인사회에서는 이민10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호놀룰루미술관의 한국관을 개관하여 `한국복식전""을 열었으며, 한국서예전, 하와이대학 한국영화제, 한인민속체전, 교사수필전 등이 올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인하대는 하와이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맺고 활발한 교류활동을 전개해 왔다.
 특히 인하대 사회교육원은 자매결연한 하와이대학 부설 카피올라니대학을 매년 방문하여 `평생학습과 문화""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하와이대학 한국학연구소에서 `인천, 하와이 그리고 이민역사""에 관한 특강을 갖는 등 하와이지역 문화탐방을 실시하여 지속적인 유대를 맺고 있다. 지난 97년, 인하대 학생회 간부와 동창회 임원들은 `뿌리찾기"" 행사로서 하와이를 방문하여 초기 이민지역인 와얄루아목장을 비롯하여 에바 공동묘지, 한인기독교회 등 이민유적을 돌아보았다. 또 오중정 초대 하와이영사, 하와이대 도널드김 동창회장·최영호 교수(역사학과), 이민2세 헬렌최 등 50여명을 초청하여 교민리셉션을 개최하고 인터뷰를 가졌으며, 코리안케어홈에 거주하는 이민1세를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인하대 사회교육원의 제17차 하와이문화연수에서 현지의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항은 미주한인100주년기념사업회의 임원이 올 하반기에 인천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언론 그리고 인하대 등 인천과 하와이의 결속을 희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와이이민100주년은 국가적 관점으로 수용되어야 하는 것이 당위성이지만 하와이뿐만 아니라 인천이 지니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동등하게 반추되어야 하며, 새로운 세기를 향한 공동의 노력이 호혜의 역량으로 가시화되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이민100주년은 국제공항의 개항 등 인천이 세계의 도시로 발전하고 근대 문명의 발원지로서의 지정학적 위치를 국제화 세계화의 우수성으로 다시한번 고양시킬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하와이이민100주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인천이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 이민의 의미가 충분히 부각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학술교류와 문화행사 등 인천이 참여할 부분은 얼마든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