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경남 농가, 지난해 태풍 피해 이어 상품성↓…일부 수확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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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전국 최대 단감 생산지인 경남이 올해 극심한 가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엔 태풍 '차바' 탓에 생산량이 감소한 데 비해 올해 생산량은 늘었지만 상품성이 뚝 떨어졌다.

9일 경남농협지역본부와 경남단감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도내 단감 생산량은 14만1천400t으로, 지난해 13만5천600t보다 4.3%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생산량도 지난해 태풍 피해로 전년도에 비해 22%가 급감했던 것과 비교해 소폭 증가한 것이고 예년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경남지역 단감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전국 생산량의 62.5%를 차지할 정도다.

국내 단감 시배지로 전국 최대 생산지를 자랑하지만, 올해는 명성이 퇴색해 재배농가들 근심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단감 크기가 예년보다 작아도 너무 작다는 점이다.

최근 6개월 경남지역 강수량은 평년의 50%가량에 그쳤다.

물 공급 시설을 갖추지 못한 고지대 단감나무 피해가 특히 컸다.

제 때 물을 못 먹고 자란 단감 크기는 예년의 절반에 그치거나 3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무게도 물 공급이 원활했던 단감의 경우 개당 330g이지만 물을 제대로 못 먹은 단감은 130g으로 절반에도 못미친다.

김해시 진영에서 40년간 단감을 재배해온 김모(79) 씨는 "올해 계속된 가뭄으로 단감이 너무 작아졌다"며 울상이다.

김 씨 단감나무는 대부분 경사진 산에 있어 지하수 시설을 갖춰 물을 공급받을 수 없다.

경남지역 단감 농장은 김 씨처럼 대부분 산비탈에 있다.

김 씨는 "수확한 단감 가운데 30% 정도만 상품으로 내놓지, 나머지 감은 너무 작아 출하를 할 수 없다"라며 "40년 단감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가 최악"이라며 한숨지었다.

이처럼 단감 크기가 너무 작다 보니 일부 농가에서는 아예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단감 수확은 산비탈에 위치한 농장에서 일일이 손으로 직접 따서 모아 옮기고 선별 과정을 거치는 등 까다롭다.

그만큼 사람 손이 많이 가 인건비 부담도 크다.

북창원농협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단감이 크는 시기에 비가 많이 내려 꼭지들림으로 빨리 물러져 애로를 겪었다"면서 "올해는 가뭄으로 작아도 너무 작은 단감이 많아 농가들이 2년 연속 너무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