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고등학교 대부분 작년 상 남발 '의미 퇴색' … "가이드라인 시급"
고등학교 내 각종 대회와 시상자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탓에 일부 학교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반영을 의식, 대회와 시상을 남발하면서 학종 도입목적과 교육적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12일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고등학교별 교내 상 수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내 고등학교(공·사립 469개교) 중 교과·비교과 관련 교내 대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학교는 2곳으로 나타났다. 수상자 역시 한 명도 없다.

이와 반대로 무려 1년 동안 104개(교과관련대회 58개·비교과관련대회 46개)의 교내 대회를 연 학교도 있었다. 사흘 간격으로 대회를 연 셈이다. 수상자 역시 6364명으로, 이 학교 전교생(1208명) 모두가 5회 이상 상을 받았다.

결국 대회를 열지 않은 2곳을 제외한 467개교는 각종 대회를 열어 상을 준 것으로 나타나 편차가 컸다.

학종은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제출 서류와 면접 등을 평가요소로 학생의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학종의 중요 요소는 학업성적으로, 학년별 학업성취도의 등락 추이 및 정도, 전공 관련 교과,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 다각도로 학생의 성적을 본다.

하지만 단순히 정량화된 성적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기록부에 나타난 교과 성적, 교과 관련 교내 수상 내용 및 수상의 난이도, 과목별 세부능력및특기사항, 동아리활동, 독서활동,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도 종합적으로 본다.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은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때문에 각 대학마다 학종을 통한 선발인원도 매년 꾸준히 늘고 있고, 상위권 대학일수록 선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또 교내에서 수여하는 상의 경우 학생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되기에 대입을 앞둔 학생들에게는 학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수상경력에 외부 주최 대회의 상은 경쟁 과열 등을 이유로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교내 대회 수를 규정하는 기준도 따로 없는 등 학교역량에 따라 학생의 참여기회가 불공정하고, 대입을 떠나 과도한 상 수여로 교육적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김병욱(민주당·성남분당을) 의원은 "모든 학생을 성적순으로 서열화하는 입시가 달라져야 한다는 공감대로 학생부종합전형이 도입됐다"며 "학생이나 학교 모두 부담을 가지게 되는 상황에서 학업부담과 입시 공정성을 위한 교내 상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