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축소·인력감축' 임기응변 대응 '악순환'
OBS 김성재 부회장과 최동호 대표이사가 최근 동반 사의를 표명했을 당시 이 회사 노동조합은 'OBS정상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사회는 OBS를 정상화 할 사장 공모 절차에 돌입하라'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은 "두 사람의 퇴진은 사필귀정"이라며 "그러나 무능하고 무책임하며 무소신한 이들의 비빌 언덕으로 이들을 품은 장본인은 바로 대주주 백성학 회장"이라고 밝혔다. ▶관련 인터뷰 3면

또 "백성학 회장이야말로 방송사유화의 몸통이자 OBS정상화의 본질적 대상"이라며 "꼬리 자르기로 정국을 물타기하고 대주주의 책임을 외면한 채 OBS를 위기로 몰고 가는 '위험한 장난'을 멈추고 재허가 앞에 놓인 경영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 시대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현재 OBS의 남은 자본금은 52억원이었다. 이는 개국 이후 계속 적자를 보며 처음 자본금 1440억원을 크게 잠식한 수치다. 이처럼 경영이 악화된 요인은 방송시장의 변화, 무원칙경영에 따른 노사갈등 등 한두 가지가 아니다.

OBS는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재허가 심사를 받았다. 재허가 심사는 보통 3년이나 5년마다 하게 된다. 그러나 OBS는 1년 시한부 재허가 승인이라는 사례가 드문 결정을 받는다. 이는 재허가를 불허하자니 부담이 있고, 재허가를 하자니 조건이 안 맞았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조건부 재허가를 통해 본사의 인천이전, 제작투자비 이행, 올해말까지 30억원 증자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그렇지만 이 세 가지가 과연 올해말까지 지켜질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우선 30억 증자의 경우 대주주인 백성학 회장이 8억~9억의 증자는 가능하나 그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이고, 나머지 주주들(경기고속, 미디어윌, 매일유업, 태광티브로드, CBS)는 증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때문에 노조에서는 자신들의 퇴직금이라도 출자전환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또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OBS가 이처럼 어려워진이유는 대내외적 요인으로 나눌수 있다. 대외적인 요인은 우선 차별적인 광고정책을 들 수 있다. 방통위가 2012년 방송광고시장을 양대 미디어렙 체제로 광고대행을 전환하며 OBS광고영업을 경쟁사라 할 수 있는 SBS의 미디어렙사로 귀속시켰다. 이때문에 코바코가 대행할 때 연평균 50%이상 성장하던 광고매출은 최고 -13%까지 역신장했다. 지상파방송과 지역민방이 받는 재송신료(CPS)를 받지 못하는 것도 OBS의 경영어려움을 한층 악화시켰다.

OBS경영진은 이같은 대외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근본적인 마스터플랜 수립이나 구조적 모순 개선에 나서기보다 '제작 축소'나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절감 등 단세포적이고 임기응변적 대응을 해왔다. 그러다보니 프로그램의 질은 크게 떨어지고 덩달아 시청자가 떠나며, 광고가 축소되는 악순환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 노조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도 무리한 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 문제의 해결, 책임경영의 실현을 위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이때문에 경영진이 보다 멀리 내다보고 직원들과의 진지한 대화와 고민, 지역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공익적민영방송을 실현하는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진국·송유진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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