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여성 최근 수술
병원 상대 1인 가족 시위
의료사고 사과·보상 요구
산부인과측 "협의 하겠다"
"잃어버린 15년 보상하라."

15년 전 수원시의 한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로 출산한 여성이 그 동안 몸속에 거즈와 의료용 기구가 나왔다면서 병원을 상대로 1인 가족 시위를 하고 있다.

피해를 주장한 여성과 가족은 병원의 진정한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면서 13일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30일 김모(44·여)에 따르면 그는 2002년 9월 A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로 셋째 아이를 낳았다.

퇴원 후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는 게 김씨 주장이다.

김씨는 제왕절개 수술 전까지 건강했지만 수술 후 호흡곤란 증상을 겪는 등 집안일조차 쉽지 않았다.

매 식사 후 장이 뒤틀리거나 손과 발이 심하게 붓기도 했다.

김 씨는 "15년간 200차례 이상 병원을 전전했지만 '건강 악화'를 초래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간도 나빠졌고 급기야 당뇨까지 앓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던 중 김씨는 지난 6월 군포시의 한 대형병원에서 "뱃속에 육아종이 발견됐다"는 진단 받았고, 곧바로 같은 달 개복수술을 받았다. 수술 결과 김씨의 뱃속에는 육아종이 아닌 43㎝에 달하는 거즈와 10㎝ 길이의 플라스틱 밴드 등이 나왔다.

김 씨는 "육아종이 암인지 아닌지 확인을 위해 개복했는데 엉뚱한 거즈가 간과 대장에 붙어있어 간 일부와 대장 30㎝ 가량을 절제했다"며 "A산부인과의 의료사고로 15년간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현재 김씨 측은 A산부인과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면서 책임 있는 사과와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씨는 거즈 발견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A산부인과측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A산부인과 병원장에게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듣지 못했다. 병원 보험사와 얘기해 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가는 길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산부인과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 다만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피해자와 협의 하겠다"고 밝혔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