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도·군공항 이전 논의 '충분한 대화를'
▲ 경기도청 북부청사 전경.
▲ 수원 군공항 전경
●경기북도 설치 필요성 제기

인구 25% - 예산 18% 불균형

남부 대비 낙후 … 성장 규제

도행정주체 독립 우선과제 의견

도·도의회 반대 등 산 넘어 산


경기북도(?), 경기남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동안 잠잠했던 경기도 분도론이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오랫동안 경기도 분도를 원하는 인사들은 경기북부가 수도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성장과 비젼의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오히려 각종규제와 휴전선과 인접한 안보담당기능으로 낙후와 소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분도 문제는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 반대논리도 강하다. 당장 현역의 도지사가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도의회의 찬성여부도 장담못하는데다 국회에서의 합의, 법적인 절차, 대통령과 행정부의 의지등 넘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분도론이 제기될 때마다 분도 반대론자들은 분도를 할 경우 규모의 경제에 역행하고 대외협상력도 약화되어 경기도 전체의 발전에 저해될 뿐만 아니라 경기북부는 부담대비 편익이 현재보다 감소함에 따라 분도는 오히려 경기북부가 불리하다는 이유를 들고있다.

장인봉 신한대학교 공법행정학과 교수는 "경기북도 설치의 근거 및 당위성으로 행정구역 광역화의 대표적인 이론적 근거는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행정의 효율성 제고와 대외협상력 제고로 행정구역을 세분화하기 보다는 공공재 및 자원배분의 합리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정도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행정서비스 제공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행정구역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균형되게 발전할 수 있어야하지만 경기도는 한 개 광역자치단체의 규모가 지나치게 비대함으로써 행정의 비효율성이 나타나고 격차가 워낙 커 민주성과 참여성, 행정서비스 저하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대다수 북부주민 의견이다.

예산규모에서도 북부지역의 경우 도전체 예산의 18%안팎으로 배정돼 있어 인구규모로 도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남부에 비해 예산지원이 매우 취약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북부의 경우 남부지역에 비해 낙후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면적의 36.6%가 과밀억제권역, 54.1%가 성장관리권역 27.1%가 자연보전권역으로 규제를 받고 있다. 경기북부의 개발제한구역은 도 전체 면적의 42.8%, 공여지는 도 전체면적의 79.6%, 접경지역은 경기도 전체에 이르며 전국으로도 32.4%에 달한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경기도 전체의 80%, 군인은 도 전체의 63%, DMZ는 도 전체의 100%에 차지하고 있어 경기도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군사안보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김민철 민주당 의정부을 지역위원장은"분도 설치는 경기북부 지역의 낙후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바람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경기남부와의 격차는 물론, 전국에서도 낙후된 지역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도권개발규제와 군사시설보호구역 규제의 완화가 시급하다"며 "경기남부와 묶여 있는 경기도라는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발전계획과 추진을 수행할 수 있는 행정주체로서 독립하는 것이 가장 선결돼야 할 주요과제"라고 강조했다.

경기북부 지역 시장·군수 등 단체장들은 경기북부가 낙후된 원인으로 수도권 규제외에도 독자적인 행정주체가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을 경기도를 통해 받아야 하고 국비 요청도 경기도를 거쳐야하는데 경기도가 국비를 배분할 때 경기남부에 편중 지원하면서 북부지역이 SOC사업 예산 등이 항상 적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선희 의정부시의회 의원은 최근 임시회에서"경기북도 설치 추진 등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조정기구로 경기북도 설치추진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북부지역인사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의정부=강상준 기자 sjkang15@incheonilbo.com



●수원 군공항 이전 갈등

수원시 기부·국방부 양여 추진

이전 대상지 화성시 강력 반발

사업 실시 - 원점 회귀 갈림길

수원 군공항 이전 논의
새 정부 들어 경기지역의 최대 현안인 수원 군(軍) 공항 이전 논의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지자체간 갈등으로 주춤했던 '수원 군 공항' 사업이 최근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지자체들이 대규모 회의를 개최하면서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국방부 등은 정부차원에서 관계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합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월 국방부가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후보지를 화성 화옹지구로 발표한 이후 거세진 화성시의 반발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방부 '갈등관리 협의체 회의' 개최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군 공항 이전 사업 관계 지자체와 정부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갈등관리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새 정부 들어 처음 열린 갈등 관리 협의체 회의는 수원 군 공항과 관련한 향후 추진전력 등을 구상하는 자리였다.이날 회의에는 국방부와 경기도, 경북도, 전남도, 광주시, 대구시, 수원시, 의성군 등 7개 자치단체 등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시는 불참했다.이날 회의는 '기부 대 양여' 등 군 공항 이전 사업이 갖고 있는 세부과정을 논의하고 일정기준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와의 협의가 필수다.
군 공항 이전 사업은 사업시행자로부터 군 공항 대체 시설을 받은 뒤 국방부가 '용도 폐지'된 재산을 양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국방부, 기재부, 관계 지자체 등은 앞으로 공동논의를 통해 사업추진 중 혼란을 빚을 수 있는 요소를 줄일 계획이다.

▲화성시, 이전후보지 강력 반발
화성시는 수원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해 이전예비후보지에 꼽힌 것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시는 이번 국방부 회의를 두고서도 '일방적 추진'이라며 보이콧했다.

화성시는 국방부가 예비후보지를 일방적으로 선정, 헌법상 자치권 등을 침해했다며 지난 4월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지난달 14일에는 수원시의 '갈등영향 분석용역'과 'TV·라디오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구나 화성시는 '최근 화성시가 반대하면, 공항을 이전할 수 없다는 국방부의 유권해석'이 알려지면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4월28일 화성시의회에 보낸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 관련 민원(질의)에 대한 회신' 공문에서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국방부는 공문에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특별법)에 근거해 추진되는 수원 군 공항 이전 부지는 최종적으로 화성시장이 유치를 신청해야 선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화성시장이 군 공항을 거부하면, 수원 군 공항 이전절차는 원점으로 되돌아 갈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다만, 수원시가 화성지역에서 군 공항 이전에 대한 주민설명회 등을 개최하는 것은 허용했다. 수원시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되는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을 직·간접적으로 주도하는 지위에 서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수원 군 공항은?
수원 군 공항은 1954년 10월 창설됐다. 전체면적은 588만4000여㎡(약 178만평)로 군 공항 시설과 관사, 그리고 체력단련장으로 구분된다.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은 국책사업에 준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추진 중이다. 수원시가 이전 지역에 새로운 군 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면, 국방부가 수원비행장이 있던 종전 부지를 수원시에 양여하게 된다.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비는 6조9997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인다. 신규 군공항 건설비용이 5조463억원, 수원군공항부지 개발비용이 7825억원, 이전지역 지원사업이 5111억원, 금융비용이 6598억원 등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수원시는 2014년 3월 국방부에 수원 군 공항을 이전하겠다는 이전 건의서를 제출하면서 이전사업에 불을 지폈다.

/글 정재석 기자 fugoo@incheonilbo.com
/사진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