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년 전 작품이지만,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1997)>은 볼 때마다 교육의 의미에 관해 생각하게 만든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부모에게 받은 학대로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는 청년 윌 헌팅은 수재들만 다닌다는 명문 MIT에서 구내청소부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제랄드 램보 교수는 매우 난해한 수열 문제를 칠판에 적어두고 누구든 자신 있는 사람이 해결해 보라고 제안한다.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도 문제를 풀지 못하자, 윌 헌팅은 손쉽게 문제를 풀어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램보는 그에게 기회를 주고 싶어 하지만, 냉소적인 윌은 사고만 칠뿐이다. 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동원되었지만 결국 실패하자 램보는 마지막으로 친구 숀 맥과이어에게 부탁한다. 두 사람은 윌의 진로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

램보는 "1905년엔 우주를 연구하던 수백명의 교수들이 있었지만 세계를 변화시킨 건 틈틈이 물리학을 공부한 약관 26살의 스위스 특허청 직원이었어. 아인슈타인이 친구들이랑 술타령하느라 공부를 안했다면 지금쯤 우리 생활은 달라졌을 거야"라고 하자 숀은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한다. "그런 게 무슨 의미가 있지? 1960년대에 미시건대학을 졸업한 한 청년이 천재적인 수학 이론을 펼쳤지. 특히 조화수열 이론에 능했어. 그 후 청년은 버클리대학 조교수로 능력을 인정받고, 몬태나로 갔고 거기서 경쟁자들을 날려버렸지." "그게 누구지?" 램보가 묻자 숀이 답한다. "바로 카진스키야."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시오도어 카진스키, 두 사람은 모두 타고난 천재였지만, 한 사람은 위대한 물리학자이자 평화운동가가 되었고, 다른 사람은 문명을 혐오한 폭탄테러범 유나바머가 되었다.

얼마 전 한 명문 대학의 대학원생이 지도교수에게 텀블러 폭탄을 만들어 보냈다. 우리 사회의 교육이 이대로도 괜찮은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맹자(孟子)는 이렇게 말했다. "먹이기만 하고 사랑하지 않는 것은 돼지로 사귀는 것이고 사랑하기만 하고 공경하지 않는 것은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다(食而弗愛, 豕交之也. 愛而不敬, 獸畜之也)."

/황해문화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