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 가는 5일장 … 그 장터서 만난 사연들
▲ <어무이, 비 오는 날은 나가지 마이소> 이수길 도어즈 336쪽, 1만3800원
먹을거리, 볼거리, 즐길 거리로 우리 삶을 한결 풍성하게 해주었던 장터. 조선시대부터 이어져온 우리 고유의 문화인 5일 장터 풍경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새책 <어무이, 비 오는 날은 나가지 마이소>(도어즈·336쪽)는 부제 '이수길이 만난 장터 사람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은이 이수길은 전국의 장터를 8년간 찾아다니며 535개의 장터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현장 인터뷰를 정리한 책이다.

이수길이 만난 88개의 장터 사람들의 사연은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게 없다. 저마다 사는 지역, 터를 일궈온 모습은 다르지만 고단한 삶을 살아낸 세월의 깊이와 수십 년을 켜켜이 쌓아온 단골들과의 정, 장사로 일가를 이룬 장인정신은 모두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겠다. 자식들 굶기지 않고 잘 키워내고자 궂은 날이든 맑은 날이든 장사를 거르지 않은 억척스러운 모정, 이제는 늙어 기력이 쇠해져가는 부모를 바라보는 자식들의 아린 마음이 스며들어 있다. 1만38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