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 마케팅(Place Marketing)이란 특정 장소 혹은 도시 공간을 기업 마인드로 접근하여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개발하고 지역 가치를 상승시켜 관광객을 유치하는 지역개발 전략을 의미한다.
이런 장소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즐겨 이용되는 것이 영화를 통한 도시 홍보인데, 지난 2011년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 덕분에 파리가 적지 않은 관광특수를 누렸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4년 <어벤져스2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서울 시민들에게 꽤 많은 불편을 끼치며 영화를 촬영해갔다.

당시 한국관광공사는 이 영화 덕분에 4천억 원의 직접 홍보 효과와 2조 원의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홍보했지만,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입장을 바꿔 누구라도 쓰나미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듯 현란한 스펙터클로 가득한 영화를 보고 그 지역에 흥미를 느낄 것 같진 않다. 그런데 <어벤져스> 시리즈 영화 촬영을 또 한국에서 한단다. 이번엔 인천에서 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인천 배경 영화는 무엇이 있을까?


위키백과에 인천 배경 영화를 검색해보면 <오! 인천>(1982), <고양이를 부탁해>(2001), <실미도>(2003), <기술자들>(2014), <인천상륙작전>(2016)이 나온다. 이 중 '인천'이 직접 거명된 두 편의 영화는 인천상륙작전 배경의 전쟁영화다. 이 중 한 편은 거액을 들이고도 망친 역사상 최악의 영화란 평을 들었다. 어느 영화인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실미도> 역시 분단 상황이 배경이고, <기술자들>은 범죄영화다. 남는 건 <고양이를 부탁해>뿐인데 인천을 배경으로 제작하면 인천영화인가라는 의문도 남는다.

사실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1958년까지 인천에서 제작된 영화만 10편에 달한다. 그때 인천영화들은 인천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인천 배우가 출연한 영화였다. 예를 들어 1950년 4월12일 인천 동방극장과 서울 국도극장에서 동시 개봉된 조수일 원작, 원용일 제작, 김성민 감독의 <사랑의 교실> 같은 영화가 그렇다. 결국 어느 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발전시키는 것은 그 땅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몫이다.

/황해문화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