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꽃이 활짝 핀 수원화성
▲ 1회 수원 가마솥통닭거리 축제
벚꽃의 계절 4월, 조선 정조대왕의 드라마틱한 왕권확립 역사와 조선후기 실학자들의 풍류와 과학이 남아있는 수원 화성의 아름다움을 느껴본다.

▲수원화성이란
수원화성은 서울 왕궁의 남부지역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시설이다.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지역을 지킬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구조로 만들어졌다. 조선왕조 성곽 건축사업으로 가장 큰 규모였다.수원화성은 방어기능에 그치지 않고 민간이 자연스럽게 도시를 형성할 수 있도록 실용적 기능도 갖췄다. 군사 뿐 아니라 민간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성문을 설계했고 물산이 유통되도록 성 안과 밖에 상업시설을 만들었다. 민생을 중시한 도시설계다. 수원화성은 가장 최근 만들어진 성곽이다. 우리나라 성곽 건축기술이 집대성됐다. 돌로 쌓은 높이 5∼8m, 둘레 5,744m의 성곽 원형이 가장 잘 보존돼 있다.

수원화성의 지세는 서쪽에 팔달산과 동쪽에 구릉이 있는 동서가 높은 지형으로 그 사이를 북에서 남으로 수원천이 흐른다. 동서남북에 4대문을 건설해 방어기능을 하고 팔달산 정상과 동쪽 구릉에 장군이 군사를 지휘하는 장대를 배치했다. 성곽 모서리에는 적의 동정을 살피는 망루 역할의 공심돈을 설치했고 수원천 남과 북 2곳에 수문을 만들었다. 연기로 신호를 보내는 통신시설인 봉돈은 동쪽 높은 구릉에 위치했고 성곽 깊숙한 곳에는 몰래 사람과 물자가 오고가는 암문이 5개 있다. 당초 48개 시설이 설치됐으나 현재 40여개가 남아있다.

▲수원화성 건설 과정
수원화성은 조선 후기 정조대왕이 1794년 착공해 1796년 완공했다. 정조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 묘를 화성 현륭원으로 옮기면서 배후 도시 기능을 하도록 만든 계획도시다.
 역사학자들은 정조의 화성축성이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적 반전 카드였다고 해석하고 있다. 정조는 부친 사도세자가 조부 영조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 약점으로 작용해 반대파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격을 받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차로 부친의 묘소를 크게 옮겨 명예를 회복시키고 수도 한양에 못지않은 규모의 성곽을 새로 건설해 왕의 힘을 보여줬다. 준공식에 관료들을 참석시켜 성곽 위용에 놀라게 하고 이후 반대파의 세력은 약해졌다.

▲수원화성의 특징
수원화성은 18세기 최고의 과학기술이 동원된 성과물이다. 설계와 건축 과정에 당시 동서양의 모든 성곽 양식이 적용됐다. 왕의 명령을 받은 젊은 학자들이 중국과 일본, 유럽의 성곽을 참조해 한국적 지형에 맞게 설계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는 수원화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며 "동서양 군사시설 이론을 잘 배합한 독특한 성으로 방어적 기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학자들은 도르래 원리를 이용해 무거운 돌을 들어 올릴 수 있는 거중기, 돌을 들어 옮기는 녹로, 수레를 개량해 많은 짐을 옮길 수 있게 한 유형거, 건축자재를 나르는 동차 등을 개발해 공사기간을 단축했다. 이 공사를 3년 만에 완성했다. 현대 기술과 장비로도 어려운 일이다.수원화성 건설에 참여한 다산 정약용, 반계 유형원 등 정조 대에 등용한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실사구시 학풍이 만들어낸 결과다.

▲수원화성의 자랑꺼리
수원화성은 아름답다. 수원화성의 방화수류정을 보라. 수원천에 화홍문을 만들고 그 옆에 용연이라는 연못을 팠다. 그리고 연못 위 작은 봉우리에 누각을 만들었다. 마루를 여러 차례 꺾고 그 각에 지붕의 선을 맞췄다. 조선시대 건축기술을 다 부려 멋을 냈다.국가가 추진하는 큰 사업은 언제나 예산과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이런 누각을 지었다. 화성 건축을 담당했던 우리 선조들은 바쁜 가운데도 따로 시간과 돈을 들여 누각을 짓고 풍류 즐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수원화성 야경
수원화성 5.7㎞ 성벽에 조명이 켜진다. 4대문과 화홍문, 방화수류정, 봉돈과 장대 등 주요 시설물이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야간조명에 밝게 보이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상상 그 이상이다. 우리 시는 지난 20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수원화성 경관 포인트에 야간조명을 설치했다.

이곳을 일행들과 걸어서 천천히 둘러볼 수 있고 야간에 운행하는 화성열차를 타고 포인트마다 내려서 볼 수 있다.

야간 화성투어 프로그램도 있다. 전문 해설자 달빛지기와 동행하며 유적의 의미를 듣고 행궁 고궁 안에서 격조 높은 전통 국악을 감상하는 달빛동행을 추천할 수 있다. 미리 예약해야 하고 비용도 지불하지만 그 가치 이상이다.

▲밤에 놀거리
수원의 통닭거리를 아나. 성안마을 매향교를 중심으로 수원천변에 50년 전통의 가마솥통닭 가게가 20여 곳 모여 있다. 천변 시원한 버드나무 아래에서 맥주와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화홍문에서 수원천을 따라 통닭거리를 지나면 팔달문시장이 나온다. 지동시장 순대타운은 전국적인 먹을거리 명소로 알려져 있다. 지동교 앞에 작은 술상을 놓고 앉아 수원화성의 경제활성화 방안을 걱정하시던 정조대왕 동상에 술 한 잔 올려보는 것은 어떤가.광교호수공원은 밤에 봐야 더 좋다고 한다. 넓은 호수 전체에 연출된 조명이 돌아가고 포인트 곳곳에 수상조명이 빛난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늘며 주변에 고급스런 카페와 식당이 빼곡히 들어섰다. 광교호수공원은 2014년 대한민국 경관대상을 수상했다. 수원화성이 2011년 같은 경관대상을 받은 것까지 수원시는 대한민국이 시상한 경관대상 5개 가운데 혼자 2개를 보유한 도시다.

▲수원 먹거리
◇수원갈비
수원갈비는 백문(百聞)이 '불여일식(不如一食)'이다. 명실상부하게 수원의 대표 음식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어 수원에 온다면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 수원갈비는 팔달문 인근 시장의 화춘옥에서 시작됐는데 박정희 대통령도 다녀갈 정도로 유명한 음식이었다. 갈비가 수원의 대표 음식이 된 것은 우시장 때문이다. 지금은 도시화에 밀려 사라졌지만 수원 우시장이 한때 '전국 3대 우시장'의 하나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수원갈비의 특징은 갈비대가 큰 왕갈비라는 것과 양념에 간장을 쓰지 않아 감칠맛이 난다.

◇지동시장 순대 타운
지동 시장 안에는 순대타운이 있다. 이곳에는 순대와 순대곱창볶음, 순댓국 등을 파는 식당만 40여개 이상 들어서 있어 명실상부한 순대 전문 식당가라고 할 만하다. 지동시장 순대타운의 특징은 푸짐하고 값이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순대타운 내 어느 집에 들어가더라도 실망하지 않을 정도로 맛도 있고 풍성한 인심을 느낄 수 없어 365일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빈다.

지동 순대타운 옆의 만두나 미나리광시장의 도너츠, 못골시장의 빈대떡이나 칼국수도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에 맛도 뛰어나 항상 고객들이 줄을 서는 곳이다.

순댓국이 맛있는 곳은 지동시장과 매산시장, 그리고 수원역 맞은 편 순대골목도 있다. 특히 권선시장은 순댓국도 별미지만 족발이 유명해 문전성시를 이룬다.
 
◇통닭거리
통닭거리는 통닭을 튀겨 파는 치킨 전문점들이 밀집된 곳으로 매향동 수원천 사거리부터 졸로쪽으로 천변과 그 안쪽 골목이다. 진미통닭과 용성통닭, 장안통닭, 매향통닭 등이 나란히 혹은 두세집 건너 들어서 있다. 통닭거리의 통닭은 가마솥에 넣어 튀기는 옛날식이다. 물론 젊은 층이나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의 입맛을 고려해 양념치킨을 파는 곳도 있다. 통닭거리가 형성된 것은 1970년대 이전부터 이 일대 수원천변 시장에 닭전이 많았기 때문이다. 한때는 통닭집이 30여곳이 넘었으나 외환위기 이후 많이 줄어들어 현재는 10여곳 약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입소문이 퍼져 수원 방문객들은 한번쯤 들러야 하는 필수코스로 인식, 항상 번호표를 받고 밖에서 대기해야할 정도로 많은 손님들로 붐빈다. 최근에는 한류 치맥붐을 탄 외국 관광객들도 찾아오고 있다.

이 통닭집들은 각 업소마다 맛과 서비스 메뉴도 다양하다. 어느 집에선 서비스로 모래집을 주고 어느 집에선 닭발도 준다. 감자튀김도 있다. 취향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