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같은 인천 작가들 발굴
▲ '작가들'을 만드는 편집진이 회의를 하고 있다.
▲ 이설야 편집주간
1999년 첫 호 낸 '종합 문예지' … 연 4회 발행·전국 배포
예술 소개한 고정물 '우현재'… 여름호부터 편집진 확충

인천의 문학 계간지 <작가들>이 올 봄호(통권 60호)에서 장미대선을 이끈 촛불집회를 집중 조명했다. 탄핵 이전부터 기획한 결과물로, 광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는 '광장신문'의 기획자 박점규와 소설가 이인휘의 산문을 통해 광장의 촛불이 진화되는 양상을 다뤘다.

'담·담·담' 코너엔 1980년대 변혁운동 주역들이 민주화 운동의 성지가 된 대학로 카페 '학림'에 모여 나눈 후일담을 싣고, 이를 통해 민주화 운동의 원동력이 된 인물들이 80년대 이후 촛불정국까지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깨어있는 삶, 깨어있는 문학'을 모토로 하는 <작가들>은 이번 호 역시 현 시국에 깊숙이 들어가 촛불집회의 광장에 주목하는 등 시대상을 알차게 반영했다.

한국작가회의 인천지회가 발간하는 <작가들>은 1999년 첫 호를 시작으로 연 4회 발간되는 종합 문예지다.
인천의 좋은 작품과 숨겨진 작가를 소개하는 것을 기본으로, 타 문화 잡지와는 또 다른 내용을 다루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작가들>이 자신 있게 소개하는 코너는 매호 국내 문단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를 선정해 다루는 '특집', 국내에선 다소 생소한 르포문학을 소개하는 '르포', 우현 고유섭 선생의 정신을 기리며 인천의 예술과 관련된 내용을 싣는 '우현재' 등이다.

<작가들>은 공공단체와 도서관, 전국의 문학관, 언론사, 회원 등 전국 각지에 배포되고 있지만 독자층은 다소 한정돼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국의 주요 문학인들이 꾸준히 찾는 데다가 내용적으로도 반응이 좋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 서점과 교보문고 전자책(E-book) 스콜라에도 제공하며 독자층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설야 편집주간을 포함한 소설가 김경은, 문학평론가 박성란·강수환, 아동문학평론가 송수연, 시인 이병국 등 편집부 6명이 매 호를 꾸리고 있다. 이들은 인천의 지역성과 장소성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문학 계간지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모은다. 여름 호부터는 편집진을 늘려 양질의 콘텐츠를 담을 예정이다.

이들의 목표는 <작가들> 제호에 걸맞게 인천의 숨은 진주와도 같은 작가들과 필자들을 발굴해 '함께 걷는 잡지, 현실을 담는 잡지'로 발전해 나가는 것. 문학잡지가 몰락해가는 지금 <작가들>은 제2의 전성기를 위해 내실을 다지고 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



[인터뷰 / 이설야 편집주간] "소외된 문학계 목소리 담아"

"<작가들>은 소외된 문학계의 목소리를 담고 인천 지역의 작가들과 이야기로 매 호를 채운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이설야(사진) 편집주간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3년째 <작가들>의 표지부터 마지막 장까지 꼼꼼하게 살필 뿐만 아니라 편집위원들의 단합을 도모하며, 지역 문학계의 현 주소를 두루 살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사실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싶은 마음도 크죠." 이 편집주간이 속마음을 털어놨다. 잡지의 전성기는 오래 전 끝났고 문학잡지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게 현실이기에 어려움도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지역 계간지로서 전국의 문학 소식과 지역의 작품을 균형 있게 다루되 타 잡지와는 다른 관점으로 신선하게 전하는 게 가장 큰 숙제이면서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문학 잡지가 다시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려면 문학단체에서 먼저 노력해야한다는 게 이 주간의 생각이다. 그는 "한국 문학계와 인천 문단의 지형도를 생각한다면 인천작가회의나 한국문인협회인천시지회와도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주간은 17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작가들>의 방향에 대해서도 늘 고민 중이다. "계간지로서 그 시기에 짚어야 할 문제들을 문학적 시각으로 담아내 <작가들>과 더불어 지역 문단이 함께 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 출신인 이설야 주간은 2011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해 지난해 시집 <우리는 좀 더 어두워지기로 했네>를 펴 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