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씨의 탄핵 이후 대선후보의 경선, 박근혜 씨의 구속 수사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그 중 주목해야 할 일이 있었다면 바로 세월호의 인양 작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대통령 탄핵 후 2주가 채 안 돼 세월호 인양 작업이 시작되는 것을 보고 복잡한 심경이었다. 오래 기다렸던 인양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곧 때맞춰 수습되지 못한 죽음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다수 언론은 정부가 세월호 인양 작업에 대한 이해가 미비했고 이에 따라 인양을 위한 입찰 작업에서 계산 착오가 발견되는 등의 문제가 인양 작업이 늦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보도했다. 미수습자가 남아있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체 상태가 어떤지 또한 고려해야 했다. 시간적 여유는 없었고 정확한 판단을 요하는 시간이었다. 선체 인양이 신중하게 진행돼야 했기에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치밀하지 못한 판단 때문에 시간을 허비한 일에 대해서는 박 정권에 따져 물어야 한다.

그러나 그뿐일까. 정권을 비판하는 것 외에 모두가 스스로 묻고 다짐해야 할 것도 있다. 우리는 주변의 생사에 얼마나 무심했는가, 남의 일이 곧 자신의 일이 되지 않아서 벌어진 비극에 대해 우리는 앞으로 어떤 자세여야 하는가, 이 시대의 잘못들을 과연 '정권'의 탓으로만 돌려도 되는가.

세월호의 인양과 더불어 수습해야 할 것이 단지 '남'의 죽음과 슬픔만은 아니다. 타인의 일이 곧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책무를 이행할 수 있는 대통령을 세우는 일에 책임을 다하겠다는 생각 역시 수습해야 한다.

정부의 잘못을 개인이 대신 짊어지자는 말이 아니다. 다만 시대(時代)가 문제적이었다면 시대를 살아내는 개인이 책임져야만 했던 문제 또한 존재한다. 개인의 마음과 책임 없이는 시대도 없다. 이 시대를 제대로 살아낼 마음 역시 길어 올려야 하는 건 아닐까. 우리는 마음을 좀 더 굳게 먹어야 하는 건 아닐까, 그렇게 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게 아닌지 묻는다. #세월호 #인양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