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역사 학산문학 '인천문단의 힘'
▲ 양진채 편집주간
1991년 창간 … '1년 4차례' 발행
지역 특수성·전국 보편성 추구
편집진 보강 올봄 통권95호 내
인천 작가들 집중 조명 계획


<학산문학> 2017년 봄호가 나왔다. 통권 95호이니 27년 역사를 지닌 셈이다. 쟁쟁한 잡지들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오랫동안 잘 버텨오고 있는 것은 편집진들의 노력과 인천시의 예산지원 덕택이다.

<학산문학> 95호는 '이 계절의 시인'으로 김승희를 다뤘다. '여성혐오를 넘어서'란 기획특집과 '세계문학을 읽다'란 기획연재도 눈에 띈다.

'이 계절의 시인(작가)' 코너는 <학산문학>이 자랑하는 '킬러콘텐츠'다. 지금까지 시인 오규원, 정현종, 이승훈, 김승희와 소설가 김주영, 윤후명, 오정희, 구효서, 이승우 등 47인이 이 코너를 거쳐 갔다. <학산문학>이 중앙문단에 존재감을 알린 기획이다.

1년에 4차례 발행하는 계간지인 <학산문학>은 1991년 창간호를 펴 낸 이래 지금까지 꾸준히 인천문단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편협한 지역주의나 왜곡된 지역주의를 통하여 무엇인가를 이끌어내 보려는 굴절된 문화의식을 바로잡아 보겠다', '필자와 독자를 지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문학의 공통언어가 수용할 수 있는 모든 대상이 우리의 관심이고 목적이 될 것'이란 창간사처럼 <학산문학>은 지역적 특수성과 전국적 보편성을 추구한다.

문학 전문 잡지를 표방하는 이 잡지는 시, 소설, 수필, 아동문학, 평론 등의 문인 작품을 주로 다룬다. 문학과 관련해 이슈가 발생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특집이나 기획연재로 만날 수 있다. 95호가 다룬 '여성혐오를 넘어'는 사회문화 전반에 드러나고 있는 여성혐오가 문학, 만화, 대중가요, 영화에선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올해 들어선 <학산문학>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강했다. 지금까지 편집진은 양진채(편집주간) 소설가, 이난희 시인, 안서현·안지영 평론가였으나 최근 함용정 인천문협 부회장과 박일 시인이 합류해 소위원회를 구성한 것. 편집진이 탄탄해진 만큼 새로운 기획도 준비 중이다.

발행인이 인천문협 문광영 전 회장에서 최제형 신임회장으로 바뀌는 95호는 우선 표지부터 산뜻하게 달라진다. 문단의 상황과 사회이슈 등이 문학에서 어떻게 발현하고 있는지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며 인천작가들에 대한 집중 조명도 계획 중이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



[인터뷰 / 양진채 편집주간] "100곳 이상 잡지 더 보낼 것"

"잡지는 기본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학산문학은 문학전문잡지입니다.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친근하지 않을 수 있겠죠."

양진채 <학산문학> 편집주간은 "학산문학이 대중들에게 친근한 잡지는 아닌 것 같다"는 말에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잡지들이 각자의 전문영역을 표시하고 있고 타깃층을 정확히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학산문학>은 문학잡지이므로 재밌는 글을 싣기 보다는 문학작품과 평론 등을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인천작가들의 작품을 왜 더 많이 담지 못 하느냐는 지역에 비판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인천시에서 지원받아 책을 내면서 왜 인천작가를 더 많이 소개하지 않느냐는 의견인데요. 서울시나 서울문화재단, 예술위에서 지원받아 발행하는 잡지가 서울에 사는 작품만 싣고 있지 않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답은 금세 나올 겁니다."

양 주간은 이번에 <학산문학> 예산을 늘려준만큼 '퀄러티' 향상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우선 100군데 이상 발송을 늘릴 예정입니다. 전국의 도서관과 문학단체, 출판사, 잡지사, 문인 등 더 많은 분들에게 <학산문학>이 어떤 잡지인가를 알려가겠습니다."

인천 출신의 양진채 주간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돼 등단한 소설가로 최근 장편 <변사기담>을 펴 냈다.

/글·사진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