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경기지사는 "정치를 바꿔 '개개인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 리빌딩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열린 정책 에세이집 '남경필의 고백-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 출판기념회.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철인 같은 지도자 한 사람이 세상을 이끄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2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차기 정권에서 연정 하기를 제안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 지사는 정치를 바꿔 '개개인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정치 리빌딩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를 혁신하고 일자리 대통령이 돼 일자리 특권시대를 열겠다"면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력을 어떻게 분산하고 운영할지 결정하는 것도 차기 대통령의 핵심과제다. 경기도는 연정을 통한 정치 안정으로 지난해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남 지사와의 일문일답.


▲어떤 대통령이 되고 싶나.
-일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분들이 일 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 경기도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자리 넘치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또 차기 지도자는 청와대를 없애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청와대 비서실은 의전 업무로 축소시키고, 내각에 실질적 힘을 실어주면서 그 내각과 모든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 대통령이 내각을 구성할 때 정당별 의석수에 따라 장관을 배분하고, 장차관을 직접 불러 국정을 논의하고 운영할 것이다.

▲내가 대통령이 되어 이끄는 대한민국은 무엇이 바뀌나.
-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던 차기 정권에서 연정하기를 제안한다. 몇몇 엘리트나 정당들이 가지고 있던 기득권 구도가 깨지고 직접 민주주의의 모습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한사람에게 집중된 정치권력을 여러 명과 공유하고 보수와 진보의 낡은 프레임을 뛰어넘어 상생·화합의 정치 실현해야 한다. 국가적 소통 부재에서 경기도는 양당 간 '협치'가 가능함을 보여줬다. 연정으로 정치 안정을 이루고 그 결과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다. 이제는 함께 나누고 협력하고 혁신해야 한다.

▲이것만은 꼭 실현하겠다는 공약이 있다면.
-사교육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마약과도 같다. 누군가는 멈춰 세워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연간 18조~30조원을 사교육에 쓰고 있다. 아이들이 자살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옆 집 때문에 한다고 한다. 전체 국민의 뜻을 물어보고 '교육 김영란법'을 만들겠다. 협력적 문제 해결형 교육을 확산하고 예체능, 어학, 코딩과 프로그램 교육을 위한 초중등 교사 채용을 대폭 확대하겠다. 또 모병제는 2022년까지 총 6조9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며, 소요재원은 법인세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마련할 수 있다. 연도별로는 2018년 4462억원에서 2022년에 2조3000억원이 소요된다. 법인세 비과세감면 축소를 통해 연간 3조3000억원의 세수를 확대해 사병 처우개선 및 자주국방 예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경기도의 '공유적 시장경제' 모델을 국가 경제에도 접목하고 싶다.

▲특히 경기도는 무엇이 바뀌나.
-경기도의 변화는 곧 대한민국의 변화다. 경기도가 어떻게 바뀌는 게 아니라 경기도가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다. 경기도는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신념하에 일자리 창출을 민선 6기 도정 최우선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전국 지자체 최초의 원스톱 고용서비스 허브로 경기도일자리재단이 출범했고, 고용지원 플랫폼 구축 등 고용서비스의 질적 개선과 도민 편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공유적 시장 경제'가 미래 일자리 정책 방향이다. 정부와 민간이 협업하고 공유하는 것이 새 시대 일자리 정책이다. 경기도처럼 정부가 판교 테크노밸리, 스타트업캠퍼스 같은 일자리 플랫폼을 전국에 만들고, 민간이 와서 창의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판교에 이어 일산, 광명·시흥 등 곳곳에 일자리 플랫폼을 만들겠다.

▲다른 대선주자들을 평가한다면
-유승민 의원은 훌륭한 경쟁자이자 동반자다. 작은 권력을 나눠본 사람이 큰 권력도 나눌 수 있는데, 나는 경기도에서 그런 인식을 실천에 옮겨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 이것이 내가 유승민 의원 등 다른 대권 잠룡들과 차별화된 점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주장만 있고 실제로 해본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문재인 전 대표의 패권주의, 비선의혹 등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당적은 다르지만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하는 지향점은 나와 같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국민들의 답답한 가슴과 분노를 사이다처럼 뻥 뚫어줬다. 그러나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이 시장은 미래비전으로 본다면 대선후보로서 국민들이 판단하고 평가할 만한 것들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는 강점은.
-정치와 행정 현장, 모두를 경험해 본 '프로페셔널 정치인'이라는 점이 나의 경쟁력이다. 담론만이 아닌 이론도 알고 실전도 강한 프로 정치인이다. 5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정치 구조, 문제 등 정치의 본질을 습득했다. 도지사로 있으면서 민생현장을 누구보다 많이 경험했다.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고통받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경기도에서 실제 성과로 보여드렸다. 과거 국회의원을 하면서 생각하고 준비했던 철학, 비전들을 현실로 만들어 본 경험을 갖고 있다. 나의 장점은 대한민국 4분의1 규모를 가진 경기도에서 권력을 실제로 나눠봤다는 점이다.

▲향후 대선 정국을 어떻게 예측하는가.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말과 같이 탄핵 인용이 결정됐다. 변화의 태풍을 탈 수 있다. 과거 심판에서 미래에 대해 준비된 후보를 원하는 쪽으로 민심이 변화된다면 태풍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대선 지지율은 요동칠 것이다. 현 정부 패권 세력들이 물러난 이후 여론이 패권주의를 깨고 과거청산과 새로운 정치 만들기로 옮겨갈 것이라고 판단한다. 문재인 대항마가 이재명, 반기문, 황교안, 안희정으로 계속 바뀌었다. 조만간 남경필이 대항마로 떠오르는 시대가 반드시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차기 대통령은 '통합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현 상황에서 어떤 대통령도 40%를 못 넘을 것이고, 의석수도 100석 정도가 될 것이다. 제대로 된 국정 운영을 하려면 상대방과 연대를 해야 한다. 권력의 공유, 연정을 한다는 공유적 마인드를 갖는 게 필요하다. 이제는 함께 나누고 협력하고 혁신해야 한다. 국민이 행복한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대한민국을 바닥부터 리빌딩하는 혁신을 시작하겠다. 경기도의 성공을 바탕으로 '일자리 넘치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성과를 낸 나와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


▲남경필 지사 프로필
1965년 1월2일 서울 출생으로 경복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사회사업학, 미국 예일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남 지사는 1998년 경인일보 기자를 거쳐 제15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재보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5선 국회의원으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간사,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2014년 민선 6기 제34대 경기도 도지사로 당선됐다.